유조차에 식용유 넣고 배달…中 분노 폭발

중국 식품회사 후이푸 인근 유조차. 연합뉴스

중국 식품회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연료를 운반하던 유조차를 세척도 하지않고 식용유 운반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중국 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중국 매체 신경보의 탐사보도팀은 지난 2일 이같은 의혹을 담은 보도를 내보냈고, 이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보도 내용이 공유되며 중국 당국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

신경보는 이날 보도에서 다수 석탄액화연료(CTL·석유를 합성석유로 전환시킨 연료) 운반 차량이 세척 작업 없이 식용유와 당액 등을 운송하는데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신경보 탐사보도팀은 지난 5월 중순부터 한달 이상 해당 내용을 잠복취재를 통해 확인했으며, 중국 국영기업 시노그레인과 대형 민간기업 후이푸가 이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한 유조차 운전기사는 신경보에 "유조차를 청소하지 않고 화학유와 식품유를 함께 운송하는 것은 운송 업계의 공공 비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학연료 잔류물이 있는 기름을 장기간 섭취하면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지어 간과 신장을 포함한 장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식용유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해당 보도가 나오자 중국인들의 분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분노한 네티즌들은 "식용유가 공업용 원료인가?", "당국의 조사와 처벌을 끝까지 지켜보겠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지난 2008년 가짜 분유를 먹은 유아가 사망한 '멜라민 파동' 이후 최대 식품 안전사고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중국 국무원 식품안전위원회 판공실은 9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안부, 교통운수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과 함께 공동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기업 및 관련 책임자는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고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숨겨진 위험을 특별 조사하고 처벌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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