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후보들은 어제 TV토론회에 이어 오늘은 부산에서 합동연설회를 가졌습니다.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되면서 당 선관위가 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지만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거세게 맞붙었습니다.
정치부 출입하는 백담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백담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오늘 당권주자들은 보수 핵심 지지층이 밀집해 있는 영남을 찾았군요.
[기자]
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오늘 일제히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그제 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이어 두 번째 지역 순회 일정입니다. 연설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은 시작 전부터 모인 부산, 부울경 당원들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특히 영남권은 선거인단 40% 가량이 집중된 최대 승부처인 만큼, 후보들은 이곳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꺼내들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파격적 세제 지원과 규제 혁신으로 부산을 글로벌 금융기업 동아시아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원희룡 후보는 당정 팀웍을 강조하며 남해안 개발 특별법 부울경 메가시티 등 지역 과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나섰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부울경 지역 산업의 역동성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상현 후보는 경남 인구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소멸'이 아닌, 생성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오늘 오전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공식화 했잖아요. 오늘 당권주자들이 한 목소리로 비판했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오늘 합동 연설회 정견 발표에서 네 명의 당권 주자들은 모두 오늘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어제까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으로 당권주자 간 비방전이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이었지만, 오늘 후보들 사이에선 "우리가 싸울 상대는 이재명"이라며 전선을 명확히 하자는 목소리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이재명 일극 체제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했고, 나경원 후보는 "탄핵 열차가 광란의 폭주를 한다"고 말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정훈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위증교사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녹취를 틀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후보입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
한동훈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는, 무도한 민주당 무리들에 맞서 싸워야겠다는 투지가 생깁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
"이재명의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열차가 이제 광란의 폭주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
"민주당과 싸우겠습니다. 특검과 탄핵으로부터 싸우겠습니다"
[앵커]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오늘도 당권주자들이 강하게 부딪혔군요.
[기자]
오늘도 이 논란을 둘러싼 당권주자 간 신경전은 계속됐습니다. 앞서 어제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도 당권 주자들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는데요.
한 후보는 지난 총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할 뜻이 없었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반격했고 나경원·윤상현 등 후보들은 한 후보가 정치적으로 미숙했다며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오늘 정견발표에서도 후보 간 공방은 이어졌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특검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한동훈 후보를 겨냥하는 듯 "특검과 같은 민주당에 덫에 걸려드는 초보 정치로는 이길 수 없다"고 했고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향해 다시 네거티브 공세를 시작한 원희룡 후보를 향해 "이런 다중인격 같은 구태 정치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저격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
"말솜씨로 이겨낼 수 없다. 이미지 정치로 이겨낼 수 없다. 국정농단 특검 그들의 덫에 걸려드는 초보 정치로도 이겨낼 수 없다. 노련한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 ]
"선관위 때문에 마타도어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한 다음에 하루 만에 계속 마타도어 하는 것, 구태정치입니다"
[앵커]
오늘 연설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각 후보 간 비방전이 계속 됐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까지도 당 선관위의 제재 권고를 받아들이겠다며 공세 수위를 낮췄던 원희룡 후보는 오늘 지난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의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다시 강한 공세를 재개했습니다.
원 후보는 오늘 연설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백서에 한 후보의 공천 문제를 안 담으면 뭘 담느냐고 했고 한 후보가 김 여사의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 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윤상현 후보도 총선에서 패배한 지 80일이 지나도록 백서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며 한 후보를 겨냥한 듯, 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