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연이은 폭우가 내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부산에서도 강한 비바람이 불어 10여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다행히 큰 물난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비구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고 설명하면서도 정체전선의 위치에 따라 언제든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서이 남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역은 0시부터 오후까지 부산은 중구 대표관측지점 기준으로 32.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장군은 40.5㎜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곳에 따라 시간당 강수량이 최대 20m를 기록하는 등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됐다.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어 남구와 중구는 초속 26.2m에 달하는 순간 풍속이 관측되기도 했다.
오후들어 비는 대부분 그쳤지만, 곳에 따라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있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소방당국에는 10여 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5시 18분에는 사상구 주례동의 한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강서구 대저2동에서 비슷한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오전 8시 13분에는 사하구 장림동의 한 건물 지하에 물이 들어차 소방당국이 배수작업을 벌였고, 오전 9시 이후에는 영도구 동삼동과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상가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잇따라 들어왔다.
항공기도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서 제주로 향하려던 에어부산 여객기가 운항을 취소하는 등 김해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27편이 강풍 때문에 결항했다.
지자체 등 관계기관은 상습 침수 지역인 온천천과 수영강 산책로를 통제하고 온천천 세병교와 연안교 하상 도로에도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 비가 그치면서 통제는 대부분 해제됐다.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피해와 혼란이 빚어졌지만, 전날까지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중부지방에 비하면 다행히 강수량이 적어 피해도 경미했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부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예상보다 빨리 남해상으로 빠져나가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한 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의 위치에 따라 언제든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밤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수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부산을 지나가면서 오후쯤 비가 다 그쳤다"며 "강한 강수대가 부산보다 위쪽에 자리를 잡고 많은 비를 뿌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체전선이 모레부터 북상하면 다시 5~30㎜가량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장마철이 시작된 만큼 정체전선의 위치에 따라 부산에서도 언제든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등 피해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