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과 함께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당적 제명 처분을 받은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고 홍콩 소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10일 SCMP는 이날 보도에서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27일 웨이 전 부장의 당적 제명 사실을 알리는 공식 문서에 '충성실절'(忠誠失節)이란 단어를 썼다고 밝혔다. 충성실절은 국가를 배신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SCMP는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군부 사정기관이 발표한 공식 문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이런 표현이 사용된 고위 군 장성은 웨이 전 부장이 유일하다며, 이는 당을 배신하고 적대적인 세력과 타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홍콩의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웨이펑허 범죄는 뇌물 수수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적들이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행동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도 "웨이의 범죄 행위에 '외부적 요소'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웨이펑허는 지난 2015년 설립된 로켓군의 초대 사령원(상장·대장급)인 동시에 로켓군 출신 첫 국방부장이다. 그는 지난 2012년 11월 시 주석이 집권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승진해 시 주석의 군내 친위세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2월 퇴직한 전 고위 관료 약 110명의 '원로 동지' 명단에서 웨이펑허의 이름이 빠지면서 뇌물수수 혐의로 실각한 자신의 후임 국방부장 리상푸와 함께 로켓군 관련 무기 조달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지난 6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웨이펑허와 리상푸의 당적을 제명했다. 두 사람은 당적과 공직을 모두 박탈당한 상태에서 군 검찰의 수사를 받은 뒤 재판에 회부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