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험·연구용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 허가기간을 9년까지 확대하고, 갈수록 수요가 늘어날 폐플라스틱 열분해 시설 규제를 완화해 맞춤형 관리체계를 마련한다.
또 정부는 '한국판 타임스퀘어'를 조성하겠다며 각종 규제를 완화한 제3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2026년 지정하고, 택시업체에 부과한 차량 최저보유 의무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2차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및 현장애로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은 지난 3월 발표했던 1차 방안에 이은 두번째 현장규제 개선방안으로, 신(新)산업을 지원하고 산업 현장의 애로 사항·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총 20건의 개선안을 담았다.
우선 자율주행·AI(인공지능)·친환경 기술 등 신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첫 단추로, 현행 5년 뿐인 시험·연구용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허가기간을 최대 9년까지 확대한다. 그동안 허가기간이 만료되면 연장·갱신할 길이 막혔는데, 미국처럼 처음에 2년을 연장하고, 이후 2년을 추가 연장하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인 자동차 내구연한을 고려해 최장 9년으로 제한하되, 허가기간이 이미 만료된 자율주행차도 기한 연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 보건·의료 분야에 AI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일이 많은 점을 고려해 중소병원,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가명정보 처리기술·절차자문을 지원한다. 연초 개정한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공공기관·지자체 등이 관련 업계에 적극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신기술 분야에서는 그동안 단순히 폐기물처리업으로 분류돼 시설 허가부터 투자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던 폐플라스틱 열분해 시설에 대해 별도의 맞춤형 관리체계를 올해 하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폐기물을 열분해 원료로 처리하는 공정까지는 기존과 같이 폐기물처리업으로 두지만, 이후 원료를 사용해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일련의 공정은 따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PET 재활용 의무자를 원료(PET 수지) 생산자에서 최종제품(PET병) 생산자로 지침을 바꾸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연 1만 톤 이상 PET 생산자는 3% 이상 재생원료로 생산해야 하는데, 2030년까지 30%로 의무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그런데 재활용 PET는 일반 PET보다 약 40%나 가격이 비싼만큼, 상품 재료를 생산하는 PET 생산자 대신 이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들에게 의무를 부과하도록 합리화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한국판 타임스퀘어'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디지털 옥외광고물에 관한 규제를 풀어놓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3기 지역을 2026년까지 정하기로 했다. 앞서 2016년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가 1기 자유표시구역으로, 지난해에는 서울 명동과 광화문광장,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2기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된 바 있다. 1기와 2기 사이에는 지정시점에 7년의 간극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3년여 만에 추가 지정하도록 서두르기로 했다.
영세한 택시업계 현실을 고려해 차량 최저보유 수를 유지하도록 한 의무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서울·부산은 50대, 광역시·시는 30대, 군은 10대를 보유하지 못한 택시업체는 사업면허를 취소하도록 제한했는데, 이를 줄여서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태조사·대안에 관한 연구용역에 착수한다.
또 E-9 비자 외국인 노동자를 사업장에 배정하는 기준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된다. 그동안 신규 고용 신청 인원과 외국인 고용 허용인원 대비 실제 고용한 외국인이 적을수록, 또 재고용 만료자나 내국인 고용이 많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업계에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곳일수록 외국인 노동자가 절실하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 항목을 폐지하거나 배점 등을 바꾸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아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 ICT 분야의 창업 초기기업에는 재무 상황 등 규제에 얽메이지 않고 정부 R&D 과제에 뛰어들 수 있도록 관련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