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필요성이 제기되는 핵추진잠수함 도입의 한 방안으로써 한미일 3국 컨소시엄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 주최 '핵 잠재력 확보 전략 정책토론회'에서 사전 발표자료 등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센터장은 "핵잠수함의 공동 개발 및 운용을 위한 한미일 3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이 북한의 잠수함 위협을 견제하고, 일본이 중국의 잠수함 위협을 견제하는 것이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핵추진잠수함은 '핵무장' 잠수함이 아니기 때문에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 아니라면서, 프랑스와 협력해 2025년쯤을 목표로 핵잠수함을 건조 중인 브라질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기술지원을 하지 않겠다면 프랑스와의 협력도 가능하다"면서 "만약 한국이 이 같은 단호한 입장을 보인다면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거부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도 핵잠수함 건조‧운용비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는 등 가짜뉴스가 많다고 지적하며 도입 필요성은 물론 실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핵잠수함 건조 비용은 약 2조 2천억원에 연간 운용비는 8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우리보다 경제력에서 50~60배 차이 나는 북한은 핵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을 당당하게 만드는데 우리는 계속 주변국 눈치만 볼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핵추진잠수함사업단장으로 재임할 당시 언론보도 등으로 사업이 좌초됐던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우리의 기술력과 예산 등 역량 부족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리의 핵잠 건조 계획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었고, 미국이 반대해서 철회한 것도 아니다"고 술회했다.
한편 이날 토론의 또 다른 주제인 '핵 잠재력' 확보와 관련해 군사 및 안보 측면의 접근보다는 경제안보나 산업적 차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오늘 이후로 핵 잠재력이란 말은 안 쓰는 게 전략 측면에선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용수 국제원자력대학원 교수도 "원전 산업은 자칫 핵 잠재력 논란 등에 빠지게 되면 촘촘한 국제 사회의 경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며 "향후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원전 도입과 수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핵연료주기 시설 확보 노력은 자칫 엉뚱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