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창준 전 미국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한 최재영 목사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립묘지 안장 관련 민원은 김 여사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과 관련 증거들을 확보했다.
최 목사는 2022년 10월 유 행정관에게 김 전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관련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유 행정관은 김 여사를 보좌하는 조모 행정관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하면서 '영부인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유 행정관은 당시 조 행정관과 나눈 메시지를 검찰에 제출했다.
김 전 하원의원 국립묘지 안장 청탁은 최 목사가 주장하는 청탁 내용 중 하나다. 지난 5월 31일 최 목사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립묘지 안장 건은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조 과장을 직접 소개해 준 것이냐'는 질문에 "네. 오늘 문자와 녹취록에 다 나온다"며 "대통령실 과장이 보훈처 직원의 연락처와 근무처 번호를 알려준 문자내용이 오늘 (검찰에) 제출되고, 통화내용도 제출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목사 측은 "김 여사에게 (김 전 하원의원 국립묘지 안장 민원을) 직접 말한 것은 아니고, 유 행정관에게 말한 것이 맞다"면서 "기자들에게 잘못 설명한 것은 당시 약간 혼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행정관이 2022년 10월 17일 최 목사에게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한 것에 관해서는 조 행정관과 최 목사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조 행정관은 "'서초동'은 코바나컨텐츠 직원이던 유 행정관을 지칭한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한 반면, 최 목사는 "서초동은 김 여사를 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의 법률 대리를 맡은 최지우 변호사는 "유 행정관이 오랜기간 서초동에 있는 코바나콘텐츠에서 근무해, 종종 코바나콘텐츠 출신 비서들을 '서초동팀'으로 부르기도 한다"며 "조 행정관이 말한 '서초동'은 유 행정관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김 전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민원에 대해 김 여사가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된다. 비서들이 여사 허락도 받지 않고 나와 통화를 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며 "이제 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최 변호사는 "우리는 주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한 증거들을 제출하면서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며 "최 목사 측의 주장은 거짓 선동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