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불안한 물가·환율 상황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빠르면 8월 인하를 예상하기도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말까지 1~2회 정도 기준금리를 낮추면 10월이나 11월에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출 것으로 대체로 내다봤다.
그 이유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4%로 낮아지며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기준금리를 낮출 만큼 목표 수준에 도달했는지 안심하기 일러서다.
키움증권 안예하 선임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가운데, 여름철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경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최근 기대 인플레가 여전히 3%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주택가격 반등 조짐이 기록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시 금융 안정 또한 고려할 상황"이라고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했다.
LG경영연구원 이동현 연구위원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금리인하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느리게 안정화되기 때문"이라며 "통화당국이 기준으로 상정하는 가상적인 '적정금리' 자체가 그동안 상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도 한은을 신중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의 2%포인트 차이인 기준금리가 더 확대될 경우 원화 환율 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육박이 일상이 됐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경제·물가 외에 환율과 정무적인 입장 같은 요소들도 빠른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들"이라며 "달러 대비 환율 약세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구태여 미국보다 먼저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봤다.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고민의 지점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5조3415억원 더 증가하면서 2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는데, 이달 들어서도 나흘 만에 2조1835억원이 불어났다. 금융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연기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가계 대출 증가와 함께 고금리·연체율 상승 등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금리 인하의 압박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부족하지만, 향후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는 신호를 담은 소수 의견이 7월 금통위에서 2명 이상 등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도 여럿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