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8일 호남 제주지역 합동연설회 일정에 앞서 광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현장을 찾아 조성 사업 철회를 주장한 데 대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논쟁을 빚었다.
나경원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정율성 공원 조성 반대를 주장해 온 범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이자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와 함께 남구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현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율성은 6·25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의 군가를 작곡한 인물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부적절하고 위험한 행위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공원을 6·25 전범 정율성의 이름으로 조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많은 시민의 우려를 존중해 시민을 위한 공원,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되 정율성 이름과 내용은 완전히 지우고 또한 정율성로(路) 거리명, 동판조각 등 잘못 새겨진 이름들도 시급히 지우고 변경하는 등 시민과 국민의 인식에 침투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시도들에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시장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나 후보가 광주에 오자마자 정율성 문제를 들고 나섰다. 이념 갈라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당 대표 후보의 일성이 안타깝다"고 맞받아쳤다.
강 시장은 또, "나 후보가 광주를 찾아 가장 먼저 해야 할 이야기는 '5·18, 미래차, AI(인공지능), 군 공항 문제가 아닐까?"라면서 "정율성 문제는 우리 시에 맡겨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지난해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섰던 정율성 역사공원은 오는 8월쯤 준공될 예정이며 광주시는 새로운 공원 명칭과 활용 방안 등 검토 과정을 거쳐 문을 열 계획이다.
광주 남구가 추진하는 '정율성 전시관' 조성사업도 명칭이 '양림 문학관'으로 바뀌었다.
남구는 사업 명칭을 '양림 문학관'으로 변경하고 양림동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사업 내용을 전면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