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해리 포터' 래드클리프와 운명이 뒤바뀐 '두 번째 아이'

문학수첩 제공
"가끔 제 인생을 도둑 맞은 것 같아요." -마틴 힐

"아마도, 어딘가에 그런 사람이 있을 겁니다." -대니얼 래드클리프

1999년, 전 세계를 휩쓴 영화 '해리 포터'의 주인공을 찾는 캐스팅이 시작됐다. 아역 배우 수백 명이 오디션을 봤고 단 두 명만이 최종 후보로 남는다. 두 소년 중 '조금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던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배역을 따낸다.

책 '두 번째 아이'는 해리 포터가 될뻔했던 아이가 '작은 무언가'의 차이가 만든 뒤바뀐 운명에 빠져들며 일생 동안 해리 포터의 바깥을 헤매야만 했던,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해리 포터 '마틴 힐'을 그린 소설이다.

저자는 해리 포터 작가 롤링과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 해리 포터 주인공 대니얼 래리클리프에게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와 사실을 넘나든다. 마틴 힐을 통해 상처 입고 좌절한 소년, 나아가 실패의 힘으로 진정한 성취를 이뤄내는 한 사람의 인생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영화 개봉 후 해리 포터의 대성공으로 '실패한' 마틴에게 공포가 엄습한다. 그 자신의 삶에서 '실수'를 상기하며 자신이 가지지 못한 '다른 쪽'의 찬란함을 시샘한다. 해리 포터 현상이 오히려 그 이면의 비극성과 다른 한쪽의 박탈감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성공과 거대한 미디어의 파도는 마틴 힐에게 엄청난 파장을 미친다. '내가 실수하지 않고 배역을 따냈다면…'  

우울한 상황 속에서조차 마틴 특유의 천진함은 실패에 아파하면서도 자신의 주변을 증오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좌절감에서 벗어날 힘이 되어준다.

마틴 힐은 우리로 하여금 실패를 동력 삼아 거대한 좌절감 너머, 소소하게 반짝이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 김희진 옮김 | 문학수첩 |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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