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여자부 차세대 미녀 스타가 탄생하는 것일까. 정수빈(24∙NH농협카드)이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에 이어 김예은(웰컴저축은행)까지 챔피언 출신 강호들을 꺾고 생애 첫 4강에 진출했다.
정수빈은 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여자부 8강전에서 김예은을 눌렀다. 풀 세트 접전 끝에 3 대 2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2차 투어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하고 있다. 정수빈은 2022-23시즌 3차 투어에 와일드카드로 PBA에 합류해 8차 투어에서 16강까지 올랐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2차 투어에서 깜짝 4강에 진출했다.
NH농협카드가 시즌 전 무명에 가까운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입증했다. 정수빈은 64강전에서 통산 7회 여자부 최다 우승과 지난 시즌 대상에 빛나는 김가영을 눌렸다. 특히 12 대 23까지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7점과 6점을 몰아치며 2이닝 동안 대역전극을 완성해 대어를 낚았다.
여세를 몰아 2회 우승, 3회 준우승을 이룬 김예은마저 눌렀다. 정수빈은 이날 8강전에서 김예은에 먼저 1세트를 6 대 11로 내줬다. 정수빈이 2세트를 역시 5이닝 만에 11 대 6으로 따냈지만 김예은이 3세트를 8이닝 만에 11 대 3으로 가져가 4강에 진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정수빈의 뒷심이 빛났다. 4세트를 13이닝 접전 끝에 11 대 8로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마지막 5세트 승부처였던 4이닝 3점, 5이닝 2점을 올리는 등 9 대 7로 승리를 확정했다.
정수빈은 PBA 데뷔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과 함께 10개 투어를 거친 경험까지 결실을 보고 있다. 정수빈은 "(대학교) 휴학 후 순 훈련량만 하루에 6~7시간 정도 됐다"고 돌풍의 비결을 귀띔했다.
김다희(26)도 20대 영건 돌풍을 일으켰다. 역시 PBA 2회 우승을 일군 강지은(SK렌터카)을 3 대 1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정수빈처럼 2022-23시즌 데뷔한 김다희는 첫 시즌 16강, 지난 시즌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올 시즌 나란히 개인 최고 성적을 4강으로 경신했다.
김다희는 1세트 11 대 5(11이닝), 2세트를 19이닝 장기전 끝에 11 대 10로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강지은도 3세트 11 대 7(12이닝)로 반격했지만 김다희가 4세트를 11 대 2(7이닝)로 가볍게 따내며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직장인으로 동호인 활동을 했던 김다희는 프로에 오면서 "훈련량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부터 바꿨다"고 비결을 전했다. 이어 "잘하고 싶은 마음, 이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다 보니 당구가 재미있어지고 자연스럽게 (훈련) 시간이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8강전에서도 PBA 챔피언 출신들이 고배를 마셨다. 김상아가 최혜미(웰컴저축은행)를,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이 백민주(크라운해태)를 모두 3 대 1로 제압했다.
6일 열리는 여자부 4강전은 정수빈과 김상아, 김다희와 김민영의 대진으로 펼쳐진다. 승리한 선수는 7일 밤 10시 7전 4선승제로 우승 상금 4000만 원을 두고 격돌한다. 누가 우승해도 첫 정상 등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