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넘는 무더위에 백기'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 2500대 설치

선풍기가 설치된 파리 올림픽 선수촌. 연합뉴스
'친환경 올림픽'을 외쳤던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AFP 통신은 3일(현지시간) "2024년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에 선수들이 도착하면 2500대의 임시 냉방 장치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에어컨 없는 올림픽'을 강조해왔다. 파리 북부 교외에 자리하는 선수촌의 경우 지하수를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선수촌 외부의 온도보다 최소 6도 이상 낮게 유지된다는 것이 조직위원회의 설명이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운동 선수들의 편안함도 존중하지만, 인류의 생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은 불만이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몇몇 국가 올림픽위원회에서 "자비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며 조직위원회를 압박했다. 호주올림픽위원회는 "소풍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의 경우 쿨링 재킷 등으로 무더위를 대비한다는 방침이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얼음팩을 넣은 옷을 만드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전기를 쓰지 않는 쿨링 시스템으로 찬 바람을 낼 수 있는 게 가능한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조직위원회는 에어컨 설치를 결정했다. 40도를 웃도는 무더위 예보에 항복했다.

조직위원회는 "인생이 걸린 대회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해결책이 필요했다. 예년보다 더운 여름이기에 편안함과 회복을 위해 에어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약 2500대의 에어컨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원회는 탄소 배출량을 201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새로 지은 경기장도 2개가 전부다. 심지어 선수촌 식당 메뉴에서 육류의 비중도 줄였다. 스케이트보드와 BMX 경기장 내 식당은 100% 채식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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