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1억 5천만의 인도와 ''포괄적 FTA'' 체결

지난 2006년 2월 서울에서 열린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FTA보다 넓은 의미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에 대한 협상 개시를 선언한지 3년 6개월, 12차례에 걸친 공식협상을 거쳐 타결했다.

외교통상부는 7일 서명식을 하루 앞둔 6일 협상 타결 내용을 공개했다.

<상품>

공개된 협상 결과에 따르면 상품분야의 경우 인도는 우리의 대인도 수출 중 품목 및 수입액 기준 85%에 대한 관세철폐 또는 감축을 약속했다.

수입액 기준으로 75%는 발효즉시 8년 동안 관세를 철폐하고, 10%는 8년 또는 10년에 걸쳐 관세를 감축하기로 했다.

또 품목수 기준으로는 72%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13%는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다른 나라들과 맺은 FTA보다는 관세 철폐나 인하 폭이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개방 경험이 부족한 인도로서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양국은 두 나라간 제조업의 경쟁력 차이를 감안해 우리는 대인도 수입 중 품목수 기준 93%, 수입액 기준 90%에 대해 관세철폐 또는 감축을 약속했다.

그러나 인도의 경우 관세율이 우리보다 높아 우리 수출 기업들이 관세철폐와 감축에 따른 혜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기준 비농산물(농산물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인도 평균 관세율은 11.5%인 반면 우리는 6.6% 수준이다.

인도의 관세철폐 또는 감축 대상에는 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화학, 전자제품 등 우리 주력 수출품 다수 포함돼 있으며, 특히 자동차 기타부품, 경유(제트유), 무선전화기, 탱커, 유선전화기 부분품, 철 및 비합금강 열연강판, 철 및 비합금강 냉연강판, 기타 가정용 전자, 화물선 등 우리의 대인도 10대 수출품(전체 수출액의 42.1%)은 모두 포함됐다.

또 현재는 수출이 없지만 앞으로 수출 잠재력이 큰 디젤엔진과 철도용 기관차, 엘리베이터 등도 포함됐다.

디젤엔진의 경우 현행 관세율은 12.5%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8년 동안 1%~5%로 인하되고, 철도용 기관차는 현재 10%인 관세율이 5년 동안 철폐되며, 엘리베이터도 현행 관세율이 12.5%이지만 5년에 걸쳐 철폐된다.

<농수산물 및 임산물에 대한 보호 확보>

농수산물과 임산물 부분은 양국이 서로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해 서로 낮은 수준에서 개방하기로 합의해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결과 자유화가 미진한 부분은 추후 개선이 가능하도록 관세철폐 가속화 및 추가개방을 위한 협의를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서비스>

서비스 부문은 양측 공히 현재 진행 중인 DDA 협상에서 제시한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합의했다.

인도의 현재 WTO 서비스 양허와 비교할 때, 다수분야에서 인도 시장이 추가 개방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통신, 사업서비스(회계, 건축, 부동산, 의료, 에너지유통 등), 건설, 유통(소매 제외), 광고, 오락문화 및 운송서비스 등이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인도는 협정 발효 후 4년 안에 최대 10개까지 인도에 우리나라 은행 지점 설치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을 약속했다.

<일부 서비스 전문직 인력이동을 상호 개방 >

컴퓨터 전문가, 엔지니어, 경영컨설턴트, 기계・통신 기술자, 자연과학자, 광고전문가 및 영어보조교사 등 외국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사, 간호사 등 의료분야는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서비스 전문직 인력의 출입국 조치에 대한 포괄적 규제권을 확보함으로써 인도 인력의 대량 유입 및 불법체류 확대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원산지>

인도가 여타 국가와 체결한 FTA에 비해 전반적으로 완화된 원산지 기준을 채택하면서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 대한 특혜관세 인정 조항(한-아세안 FTA 방식)을 넣었다

이에 따라 개상공단에서 생산되는 108개 품목이 한국산으로 인정받는다.

<투자>

인도가 자국 FTA사상 최초로 Negative 방식의 자유화에 합의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투자개방을 달성했다.

Negative방식은 개방을 허용하지 않은 분야만 기술하고 그 외의 모든 분야에서 원칙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도는 농업, 어업, 광업 등 1차 산업분야를 제외한 음식료품, 섬유, 의류, 목재, 화학제품, 금속 및 비금속광물제품, 기계, 자동차 등 운송장비, 전기기계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를 허용한다.

<선진적 투자보호 제도 도입>

한.미FTA와 유사한 투자자산의 간접수용을 금지하고, 투자자와 국가소송제도(ISD)의 적용대상 확대 등 인도에 진출한 우리 투자자의 효과적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경제협력>

양국은 시청각 콘텐츠와 에너지, 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 정부조달 등 13개 분야에 대하여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기대 효과>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와 인도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틀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잠재력이 큰 인도의 고도성장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양국간 교역 및 투자가 CEPA 체결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양국간 교역은 2004년 55억 달러에서 2008년 156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우리기업의 대인도 투자는 2009년 3월 기준으로 22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인도와 정치외교관계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브릭스(BRICs) 국가와 최초로 맺는 FTA로서 인도의 거대시장을 경쟁국에 앞서 선점하는 효과 기대된다.

인도는 최근 연 8% 이상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세계 2위의 인구(11.5억)와 세계 4위의 GDP(구매력평가기준으로 미국, 중국, 일본 다음) 국가다.

인도는 현재 EU, 일본과 아직 FTA 협상 중이며, 중국과는 협상 미개시 상태다.

이번 협정은 인도의 경우 7일 서명을 하면 발효가 되는 반면 우리 정부는 오는 9월 협정 비준안을 제출해 내년 1월 1일 발효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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