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를 '읽씹'(읽고 씹음)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진 데 대해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5일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의혹은 총선 국면에서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 여사가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사과의 장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같은 문자 내용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CBS 김규완 논설실장이 재구성해 공개했다. 김 논설실장은 "사실은 문자 내용이 좀 되게 긴데 사적인 부분도 있고 부적절한 내용도 좀 있어서 핵심 내용만 제가 정리해서 분석한 것이라는 걸 알려드린다"고 부연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해당 문자가 공개된 직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전 위원장도 이날 김 여사가 보낸 문자가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내용인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나. 내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재차 문자 내용에 대해 물으니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답을 피하기도 했다.
이어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다"며 소통방식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며 사과에 대한 자신의 의견제시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동행식당'을 찾아 회동을 가졌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하루 한 끼(8천원)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이번 회동에 '동행 보수'를 키워드로 의기투합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정책적 유사성을 고리 삼아 연대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