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청소년 사이버 성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 학교에서 교사와 재학생 10여 명의 사진을 비롯한 이름 등 개인정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게시글에는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10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이 포함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한 학교로부터 SNS상 사진·개인정보 유포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작성자를 추적하는 등 수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해당 SNS 계정에는 피해자들의 이름과 나이뿐 아니라 키, 몸무게 등 신체 정보와 함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진이 여럿 올라가 있었다.
또한 다른 이용자들에 자신들의 지인 사진 등을 메시지로 보내 달라는 내용의 안내를 공개적으로 밝혀두기도 했다.
작성자는 교내에서 직접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피해자 개인 SNS 등에서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또한 10대 학생들과 교사를 포함한 피해자들의 신체 부위에 대한 평가를 버젓이 적어두는 등 게시글에는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 중에는 여성의 나체 모습이 있는가 하면 잠든 피해자에 몰래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 등도 담겨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들은 해당 학교에 재직 중인 여성 교사와 재학생만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20대 여성 등도 범행 대상에 포함됐다.
특정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대규모로 범행 대상이 된 만큼 피의자는 교내 인물로 추정되지만, 외부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물 작성자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동시에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는 부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여학생들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판매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산시교육청도 A군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고등학교 2학년생 A군은 딥페이크 기술로 같은 학교와 인근 학교 여학생들의 얼굴을 음란 동영상에 합성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SNS상에서 음란물 속 여학생이 직접 동영상을 판매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에는 A군이 재학 중인 학교의 같은 학년생 B군이 한 SNS 단체 채팅방에 여학생들의 사진을 다른 여성의 신체 모습과 합성해 유포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학교 측은 부산시교육청에 보고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두 건은 별개의 사건으로, 피해자가 학생들이고 민감한 사안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피해자 조사 등을 마친 뒤에는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