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베테랑 박해민은 직전 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박해민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박해민은 상대 외국인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5회 역전 홈런을 뽑아내는 등 활약했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문제의 상황은 LG가 2 대 1로 앞선 8회초 발생했다. 선두 타자 박해민은 키움 주승우의 공을 타격, 2루수 김혜성 쪽으로 향하는 평범한 땅볼 타구를 생산했다. 그러나 김혜성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박해민은 출루에 성공했다.
박해민은 주특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이어진 홍창기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홍창기가 땅볼로 아웃을 당하는 사이 박해민은 3루까지 진루했다.
한 점 차 승부 속 후속 신민재는 초구 승부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박해민의 주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던 상황. 게다가 키움 주승우의 타구 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 그러나 박해민은 홈으로 파고들다 순간 동작을 멈췄다. 재차 홈으로 몸을 던졌지만 홈에서 태그 아웃을 당했다.
공격을 실패한 뒤 LG는 바로 이어진 키움의 8회말 공격 당시 3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도 2 대 4로 내줬다.
LG 염경엽 감독은 3일 키움전을 앞두고 박해민의 아웃 상황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스퀴즈 사인이 났으면 죽더라도 3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더그아웃에서 플레이를 지켜본 염 감독은 한동안 박해민을 노려봤다. 염 감독은 "캠프 때 그렇게 연습했는데, 그게 안 된 것에 대해 어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가 글러브 토스를 하면 악송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제대로 송구해서 잡힐 확률은 30% 정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70%의 성공 확률이었는데, 박해민은 출발이 늦었다고 판단해 런다운에 걸려 타자 주자라도 2루에 보내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염 감독은 박해민에 대한 질책보다는 책임을 자신과 코치진에 돌렸다. 염 감독은 "스퀴즈 사인이 나온 순간 3루 코치가 '무조건 홈에서 죽어라' 한마디만 했어도 그런 일은 없었다"며 "선수 잘못이 아니라 나와 코치의 잘못"이라고 짚었다.
LG는 현재 45승 37패 2무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2.5게임이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박동원(포수)-문보경(3루수)-김성진(지명)-구본혁(유격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키움을 상대한다. 선발 투수는 디트릭 엔스다.
7번 타자 김성진은 데뷔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김성진은 올해 퓨처스(2군) 리그에서 북부 리그 홈런 1위(9개), 타점 1위(40개)를 기록 중이다. 염 감독은 "2군에서 홈런을 많이 친 선수"라며 "김범석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2군 선수에게도 동기부여를 위해 기회를 줘야 한다"고 기용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