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채상병 특검법 처리, 검사 탄핵 소추 등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를 '입법 폭력 쿠데타'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1인당 25만 원' 민생지원금 공약을 직격하며 "10억 원, 100억 원도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에 "세수 기반을 무너뜨린 건 윤석열정부"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민생지원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민주당은 반문명적 헌정 파괴 시도와 전대미문의 입법 폭력 쿠데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차례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채상병 특검법과 공영방송 지배 구조를 바꾸는 방송3법 등을 민주당이 재발의, 처리하려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재명 전 대표 수사를 맡은 검사들에 대한 탄핵 소추 절차에 돌입하고,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탄핵을 추진한 데 대한 비판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날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수사 담당자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된 채상병 특검법은 이날 재차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로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울러 민주당의 민생지원금 공약에 대해 직접 나서서 날을 세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역동 경제로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이란 슬로건 하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를 마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건전 재정 기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 총선 당시 이 전 대표가 내세웠던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을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충당 주장을 가리킨 듯 "재정이란 게 대차대조표에 대변, 차변이 일치되는 거라면 문제 없다는 식으로 막 얘기했다(는데), 그럴 것 같으면 왜 25만 원만 주나"라며 "국민 1인당 한 10억 원씩, 100억 원씩 줘도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뻔한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 국민 현금 지원을 하면) 일단 물가가 상상을 초월하게 오를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가 완전히 추락해 정부나 기업이 밖에서 활동할 수도 없게 된다"며 "(물가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올라도 우리는 저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에 윤 대통령을 향해 "제발 무너지는 경제와 절망하는 국민의 삶을 직시하시라"고 반박하며 "경제 실패와 감세 정책으로 2년 연속 최악의 세수 펑크를 초래하며 세수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는 윤석열정부가 방만 재정을 운운하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민생 회복을 위한 야당의 제안에 트집만 잡지 말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경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다시 검토해 민주당이 제안한 민생지원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