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최하위 키움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34)의 주루 실수가 뼈아팠다.
LG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키움과 원정에서 2 대 4로 졌다. 이날 패배로 LG는 1위 KIA와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고, 3위 삼성과도 0.5경기를 벌리지 못했다.
아쉬운 패배였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LG는 7회까지 2 대 1 리드를 잡아 승기를 눈앞에 뒀다.
LG의 살아난 외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쳤다. 켈리는 이날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투구로 외국인 선수로는 통산 3번째 6시즌 연속 100이닝을 돌파했다.
타선도 힘을 냈다. 3회 홍창기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든 LG는 5회 박해민의 시즌 2호 1점 홈런으로 2 대 1로 앞서갔다.
하지만 승부처였던 8회초 추가점을 낼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선두 타자 박해민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했다. 홍창기의 진루타로 박해민은 3루로 갔고, LG는 발 빠른 주자를 이용해 신민재 타석에 스퀴즈 번트를 댔다.
그러나 3루에서 뛰어들던 박해민이 키움 투수 주승우가 타구를 잡는 순간 홈 플레이트 앞에서 멈췄다. 때마침 주승우가 공을 놓쳤는데 박해민이 멈춰서는 바람에 홈에서 태그 아웃이 됐다. LG로서는 2점 차로 달아날 상황에 찬물이 끼얹어진 순간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키움은 8회말 승부를 뒤집었다. 김혜성의 행운이 따른 2루타와 송성문의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최주환의 중월 2루타로 역전까지 이뤘다. 기세를 탄 키움은 대타 이용규의 좌전 안타와 김재현의 희생타로 4 대 2로 달아났다.
LG는 9회초 1사에서 박동원의 볼넷과 문보경의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함창건의 병살타로 재역전하지 못하고 패배를 안았다. 박해민은 이날 홈런을 포함해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지만 웃지 못했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47도루를 찍으며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KBO 리그 대표 준족이다. LG로 이적해온 2022년 24도루, 지난해 26도루로 주춤했지만 올해 27도루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다만 박해민은 올 시즌 도루 실패 7개로 도루 10위 안에 든 선수 중 가장 많다. 도루 성공률 역시 10위 중 유일하게 70%대(79.4%)다. 견제사는 박민우(NC)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3개를 기록 중이다.
통산 395도루로 올해 400개 고지를 눈앞에 둔 박해민. 과연 치명적인 주루 실패를 만회하고 KBO 리그정상급 준족의 명예를 회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