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발 70억원대 마약 밀수 조직 적발 "청소년도 가담"

인천지검, 특가법상 향졍 혐의 등 적용 19명 기소
고교생 등 청소년 4명도 운반책 가담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공급책도 적발돼

압수된 마약들.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70억원대 마약을 국내로 밀수한 관리책과 운반책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특가법상 향졍 혐의 등 적용 19명 기소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박성민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마약 밀수 조직 관리책 A(23)씨 등 15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공범 B(3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21㎏과 케타민 1.4㎏ 등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4개 조직 소속인 이들이 밀수한 마약은 합성 대마 2.3㎏까지 합쳐 70억원 상당(소매가 기준)으로 확인됐다.
 

고교생 등 청소년 4명도 운반책 가담


이들 대부분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등을 국내로 운반하는 이른바 '지게꾼' 역할을 맡았다.
 
B씨 등은 복대를 비롯해 여행용 가방이나 운동화 밑창에 마약을 숨긴 뒤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운반책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모집책에게 연락해 마약 운반 대가로 1천만원을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했다.
 
모집책은 "해외에서 마약을 국내로 가져온 뒤 야산에 묻는 작업까지 할 사람을 구한다"며 "몇 년째 같은 방법을 쓰는 데 절대 걸리지 않아 안전하다"고 유혹했다. 이번에 적발된 운반책 가운데 11명은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초범이었으며 중국 동포(조선족)도 범행에 가담했다. 또 만 19살인 운반책 4명 중에는 고등학교 재학생 1명도 포함됐다.
 
모집책과 운반책들은 주로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운반책이 공항세관에 적발된 것으로 의심되면 SNS 대화방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공급책도 적발돼


4개 마약 밀수 조직 가운데 한 조직의 윗선은 과거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를 유통한 공급책과 같은 인물로 드러났다. 그는 이번에 기소되진 않았지만 캄보디아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자수한 운반책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뒤 인천공항본부세관 등과 협조해 공범들을 잇달아 검거했다. 이후 인터폴 수배로 베트남에 머물던 A씨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으며 필로폰 15㎏과 케타민 1.5㎏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또 현재 해외 도피 중인 현지 발송책 등 공범 3명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세관이나 경찰 등과 수사 실무협의체를 꾸려 마약 밀수 동향이나 범행 수범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마약을 대량 밀수한 경우 중형을 선고받도록 재판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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