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에게는 악몽 같았던 16강이었다. 연장 전반 15분 승부를 끝낼 수 있는 페널티킥을 놓쳤다. 연장 전반이 끝나고, 연장 후반이 시작되기 전 눈물을 흘리는 호날두가 중계 화면에 잡혔다. 다행히도 포르투갈은 승부차기에서 웃었고, 호날두는 악몽에서 깨어났다.
포르투갈은 2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에서 슬로베니아를 승부차기에서 3대0으로 제압했다. 포르투갈의 8강 상대는 벨기에를 1대0으로 누르고 올라온 프랑스다.
팽팽한 승부였다. 호날두는 계속 슬로베니아 골문을 두드렸지만, 좀처럼 골문이 열리지 않았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디오구 조타(리버풀)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호날두가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호날두가 오른쪽 구석으로 찬 슈팅은 얀 오블라크(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손끝에 걸렸다. 마지막 유로가 끝날 위기에 놓이자 호날두는 울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포르투)의 선방쇼가 펼쳐졌다. 슬로베니아 1~3번 키커를 모두 돌려세우며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슬픔으로 시작했지만, 끝은 기쁨이었다. 이것이 축구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라면서 "팀에 리드를 안겨주기 위한 페널티킥을 놓쳤다. 오블라크의 선방이었다. 내가 실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1년 내내 페널티킥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필요할 때 오블라크의 선방에 막혔다"고 아쉬워했다.
페널티킥 실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호날두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호날두는 "강한 사람에게도 이런 날이 있다. 정말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슬펐다"면서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눈물을 훔쳤다.
호날두는 승부차기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코스타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호날두는 8강 진출이 확정된 후에도 코스타와 진한 포옹을 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은 8강에 올라갈 자격이 있다. 슬로베니아는 수비를 하면서 경기를 했다. 어려운 경기였고, 팀 전체가 축하를 받아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세 차례나 승부차기를 막아낸 골키퍼 코스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