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인불명' 고양이 집단 폐사…정부, 역학조사 나섰다

농림부 "정확한 원인 규명 위한 역학조사"
'폐사‧사료 인과성無' 최초 조사결과 검증 성격도
역학조사표 전국 배포…사료 항목 포함돼
"국민적 관심 고려해 조사 진행"

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전국적으로 고양이들이 원인 불명의 신경·근육병증으로 집단 폐사한 사건에 대해 정부가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사료와 고양이 사망의 직접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1차 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 작업도 이뤄진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증상을 겪어 숨진 고양이들의 폐사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물질 검토를 위한 역학조사"라며 "수의사, 사료 전문가 등 전문가들과 협의해 역학조사표를 만들었으며, 대한수의사회를 통해 전국에 있는 동물병원에 배포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경‧근육병증 고양이를 진료한 동물병원이 역학조사표를 받아 작성하면 이를 회수해 검토하는 방식이다.
 
역학조사표는 사료, 모래, 간식, 고양이 품종, 생활환경, 기저질환 등 총 48개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사료'는 동물보호단체가 자체 조사 결과 신경‧근육병증 고양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항목이다.
 
앞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농림부는 지난 5월 사료 30개에 대한 유해물질 검사와 고양이 10마리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사료와 고양이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역학조사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최초 발표된 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 성격도 띄고 있다.
 
역학조사표엔 간수치를 나타내는 ALT, AST 등 실제 진료 기록을 작성해야 다음 문항으로 넘어갈 수 있는 항목들도 포함됐다. 구체적인 진료 기록까지 살펴 조사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 사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는 (진료 기록을 가진) 동물병원을 통해 역학조사 결과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역학조사에 참여 중인 전문가들은 충분한 표본이 모여야 유의미한 조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농림부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 추진되고 있는 조사로, 동물병원이나 보호자들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도 "피해 사례가 있는 병원들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대한수의학회) 회원들의 협조를 받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고양이에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신경·근육병증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며 "사료 또는 모래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밀 검사 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한수의사회 허주형 회장은 같은 달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양이들 죽음 사이의 공통점은 사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사료업체 A사는 사료와 죽음 간의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 조사 결과를 강조하며, 동물보호단체 등이 비과학적 통계를 근거로 모함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대한수의사회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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