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최저가를 알잖아"…유튜브쇼핑, 국내 유통업계에 기회?

C커머스 급부상한 유통업계에 '유튜브쇼핑'까지 가세
이용자들 "여러 브랜드 한번에 구매" vs "영상 흐름 끊겨" 분분
최저가 등 가격비교 가능한 국내시장 특성상 오히려 기회라는 주장도
'합리적 소비자'…광고는 유튜브, 실제 구매는 국내 이커머스에서?

유튜브 쇼핑 홍보 영상. 유튜브 캡처

가뜩이나 중국 이커머스의 급부상으로 뒤숭숭한 유통업계에 '유튜브쇼핑'이라는 초대형 변수까지 가세했다. 국내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비교가 가능한 국내시장 특성상 유튜브쇼핑이 돌풍을 일으킬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러 브랜드 한번에" vs "영상 흐름 끊겨"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20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개설 기능을 출시했다. 유튜브는 지난 2022년 12월 쇼핑 연동 서비스를 도입하며 이커머스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꾸준히 이커머스 기능을 강화해왔다.
 
국내 유튜브 이용시간은 다른 SNS들을 압도한다. 유튜브는 지난달 국내 전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시간의 33%를 차지해 카카오톡·인스타그램·네이버 앱 등을 한참 앞섰다. 국내 업계가 유튜브쇼핑에 긴장하는 배경이다.

유튜브 쇼핑은 판매와 구매가 모두 간편한 게 장점이다. 구글 계정으로 회원가입을 해 스토어를 만든 뒤 소정의 조건을 충족하면 상품을 팔 수 있다. 소비자는 다른 쇼핑몰로 이동하지 않고도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이름·주소·연락처 등만 입력하면 주문할 수 있다. 결제도 카드와 계좌이체 모두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크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A씨는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와 동일한 다이어트 레시피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브랜드가 다 달라서 일일이 따로 구매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유튜브쇼핑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반가움을 나타냈다.
 
반대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과 유튜브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별개라는 목소리도 있다. 50대 남성 B씨는 "제품 판매가 목적인 영상은 뭐든지 장점만을 부각하기 때문에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더욱이 내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고 싶어서 영상을 보는 것인데 그 흐름을 끊으면서까지 갑자기 쇼핑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광고는 유튜브, 실제 구매는 국내 이커머스에서?

 
유튜브 쇼핑 홍보 영상. 유튜브 캡처

국내 업계에서는 유튜브쇼핑의 등장이 오히려 '채널 다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품만 좋다면 오히려 유튜브 쇼핑이 국내 상품을 광고해주는 역할을 하고, 판매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라면서 "유튜브 영상은 보되 유튜브쇼핑에서 무작정 구매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가격을 다 비교한 뒤 가장 합리적인 곳에서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검색해주는 포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쿠팡을 비롯해 수많은 이커머스 업체가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네이버의 가격 비교 검색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할인, 행사 등을 포함해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인지도가 좀 떨어져도 '국민 포털' 네이버의 검색망에 걸려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 검색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검색엔진 구글에서는 최저가 검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이커머스업체 아마존 역시 자사에 납품하는 상품들 사이에서만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네이버에서 사실상 모든 제품의 가격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다.
 
결국 유튜브쇼핑이 촘촘한 국내 유통망을 뚫기 위해선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아마존, 월마트 등 빅 플레이어가 주축인 시장인 반면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이커머스를 포함해 유통 생태계가 훨씬 복잡하고 촘촘하다"면서 "판매자로부터 걷는 수수료 문제 등 향후 유튜브가 경쟁력을 입증해야할 부분이 많은 만큼 업계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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