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술경매 침체 지속…낙찰률 50% 밑돌아

2024년 상반기 미술품 경매사별 낙찰총액과 낙찰률.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제공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낙찰률이 50%를 밑도는 등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8일 발표한 '2024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총 거래액은 약 917억원으로 지난해 811억원보다 13% 증가했다. 하지만 미술 경기가 좋았던 2021년(1438억원), 2022년(1446억원)과 비교하면 63% 수준이다.

낙찰률은 49.8%로 지난 5년간 낙찰률 중 처음 50% 이하로 내려갔다. 총 출품작(1만1045점)과 낙찰작품(5509점) 역시 최근 5년간 가장 적었다. 시장 침체가 시작됐던 지난해 낙찰률은 52%, 총 출품작은 1만4851점, 낙찰작품은 7724점이었다.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올해 상반기 최고액인 50억원에 낙찰된 김환기 전면점화 '3-Ⅴ-71 #203'(1971) 서울옥션 제공
낙찰총액 1위는 김환기였다. 김환기는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50억원에 낙찰돼 상반기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3-Ⅴ-71#203'을 비롯 총 60억원을 낙찰시켰다. 김환기에 이어 이우환(30억원), 윤형근(29억원), 박서보(25억원), 쿠사마 야요이(2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는 "2019년 대비 김환기의 낙찰총액이 85억원 정도 떨어지고 낙찰률(63%)이 10% 하락해 처음 60%대인 것으로 볼 때 블루칩 작가마저 주춤할 정도로 거래가 위축됐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사별로 살펴보면 낙찰총액 1위는 서울옥션(536억원)으로 2위 케이옥션(248억원)을 큰 차이로 제쳤다. 서울옥션 낙찰총액에는 지난 25일 거래된 서울 반포 오피스텔 '더 팰리스 73' 분양권 낙찰액 219억원이 포함됐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침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서울옥션의 첫 오피스텔 경매처럼 미술품 경매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문화 콘텐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실질적인 부양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에서 올해 1월~6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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