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9시(미 동부 표준시간)부터 90분 동안 진행된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경제, 낙태, 국경, 외교 등 폭넓은 주제를 놓고 바이든, 트럼프 전·현직 대통령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다만, 토론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쉰 목소리였고 일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를 둘러싼 '고령 리스크'는 피해가지 못한 모습이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바이든 캠프 인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감기에 걸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던 마지막 국정연설 때 처럼 자신 있고 활기찬 모습을 이번 TV토론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다.
바이든 캠프측은 '고령 리스크'가 크게 과장됐다는 점을 이번 토론에서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특히 '국경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답변을 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람(바이든)이 마지막에 뭐라고 했는지 정말 못알아 듣겠다. 아마도 자기도 무슨 말을 했는 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나이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내 상대가 나보다 몇 살 어리지만 능력은 훨씬 더 떨어진다"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그는 이어 "나는 미국 정치계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으면서도 경력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냈고, 지금은 연장자가 됐다"며 "(나이를 보지 말고) 기록을 통해 내가 어떤 일을 했는 지 살펴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스타일과는 달리 토론 초반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등 자제력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공격적인 태도를 드러냈고,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적어도 한 번 이상 바이든 대통령의 말을 끊으려고 했고, 상대를 무시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나이'와 관련된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두 번의 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며 "그렇게 하려면 꽤 똑똑해야 하고, 공을 멀리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평론가는 "첫 대선후보 TV토론 이슈에 '골프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었는지 몰랐다"며 "토론을 보고 있는 내가 다 부끄럽다"는 평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