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준비하는 尹…'정책 강력 드라이브' 정치인 출신 주목

다음 달 중순 이후 순차적 개각 예상
정부 출범 초부터 임명된 '장수 장관' 교체 거론
차관급 인사도 이어질 듯…차기 경찰청장 조지호‧우철문 하마평
'이슈 파이팅' 할 장관은 누구…'정무적 감각', '정치인'에 주목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확보를 위한 개각을 고심하고 있다. 후보 검증 등을 감안하면 다음 달 중순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 초부터 함께 한 '장수 장관'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된다. 차관급 인사와 후속 대통령실 개편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은 특히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 줄 정무적 감각을 지닌 인사나 정치인 출신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순차적 개각 예상…'장수 장관'들 교체 전망

윤 대통령은 이달 들어 차관급 인사를 연이어 단행하며 '개각 몸풀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 20일 고용노동부·환경부 차관과 특허청장을 교체한 데 이어, 27일에는 신임 국세청장 후보자에 강민수 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명했다. 이와 함께 신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에 김종문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을, 신임 소방청장엔 허석곤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장을, 기상청장엔 장동언 기상청 차장을 각각 내정했다.

장관 교체 등 본격적인 개각은 후보 물색과 검증 등을 감안해 다음 달 중순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대상은 정부 출범 초부터 임명된 '장수 장관'들이 거론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최근 경기 화성 공장 화재 수습이나 다음 달 경찰 고위급 인사 등 현안을 감안했을 때 교체가 시급하지 않다는 기류가 흐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던 기간도 있어 다른 '장수 장관'들과는 다르게 평가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임 총리 국회 인준 등을 감안해 당분간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 개혁 과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단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차관급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10일 임기를 마치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후임으로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조 청장은 이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었고, 이후 경찰청 정보국장과 차장 등을 역임했다. 강한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우 청장은 2020년 자치경찰추진단장을 맡으며 경찰 개혁 성과를 냈고, 부산청에 2022년 6월부터 2년 넘게 근무하며 '역대 최장수 청장'으로 불린다. 기획통으로 조직 내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모두 유력한 후보군"이라며 "청문회 등을 감안해 다음 달에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비서관들에 대한 차관급 인사와 후속 대통령실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신설키로 한 저출생수석은 다음 달 초 임명을 목표로 막판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슈 파이팅' 할 장관은 누구…'정무적 감각', '정치인'에 주목

집권 중반기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총선 이후 더 강경한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에선 신임 장관들이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정치인 출신' 인사들에 이목이 쏠리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다.

후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성중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으로 활동하며 '전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여권에서 나온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은 국정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어야 할 때"라며 "관료 출신의 경우 안정적인 관리 능력과 업무 이해도가 장점이지만, 소위 '총대'를 메고 이슈 파이팅을 하는 인사가 필요한 시점에선 정치인 출신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야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 상황에서 국회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관련 대응력도 있고, 선출직 경험으로 신상 관련 관리도 어느 정도 돼 있을 테니 일석이조"라고 평가했다.
 
여소야대 구도상 현역 의원들의 겸직은 부담스럽지만, 낙선‧낙천 인사들이라면 활용도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대통령실로도 총선 이후 낙선‧낙천 인사들이 더러 등용됐다. 이 과정에서 '보은 인사'와 같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문성이 필요한 부처와 정무적 판단 능력이 우선되는 부처가 다르기 마련"이라며 "정치인이 '최우선'인 건 아니지만, 정해진 테두리 밖을 벗어나 보려는 시도는 보통 정치인 출신에게서 적극적으로 나오는 만큼, 필요한 부처엔 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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