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회장, 당선 일주일 만에 사퇴…'제자에 부적절한 편지'

박정현 교총 신임 회장과 교총 건물. 교총 제공·연합뉴스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건네 '품위유지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당선 일주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박 신임 회장은 27일 교총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교총의 모든 선생님께 깊이 사죄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갔다.
 
앞서 이달 교총 회장 선거 과정에서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지만, 박 신임 회장은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확인을 거쳐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 측에 "추측성 의혹제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교총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자와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라든지 '성비위' 의혹 제기 글이 올라왔는데 박 회장 측에서 허위 사실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글을 내렸다"며 "선거분과위도 '성비위'가 아닌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징계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해당 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 신임 회장의 행동을 단순 '편애'로 보긴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졸업생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한 제자에게 '사랑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당시 편지에는 특정 학생을 '자기'라고 칭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다',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총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1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반발이 컸다.
 
교총은 박 회장의 사퇴에 따라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때까지 문태혁 수석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신임 회장은 지난 20일 교총 회장 선거에서 교총 역사상 최연소(44세)로 회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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