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균형> 지난해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 관한 노동 조건 실태 조사를 자체적으로 진행을 했었죠.
◆ 강문식> 맞습니다.
◇ 이> 그때 이미 곳곳에서 사고 조짐들이 발견됐었다고요.
◆ 강> 현재 해고돼 있는 조합원들께서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작년 연구 같은 경우는 그 이야기들을 종합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작년에 제가 직접 현장을 돌아보면서 일단 첫 번째로 피부로 와닿았던 거는, 그 현장을 자주 오갔던 게 한 5월 6월 7월 그렇습니다. 여름 초입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더웠습니다. 5월부터 시설이 약간 안에가 찌는 구조예요
◇ 이> 찜통 더위?
◆ 강> 복사열이 계속 쌓이는 구조 그러니까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공장건물이기 때문에 철판도 얇고 그러니까 열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여름이 되면 더 푹푹 찌고 냄새가 대단히 고약하게 올라올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제가 놀랐던 거는 에어컨이 있는데,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지 않은 거죠. 이게 돈을 아끼려고 안 킨 게 아니라 고장 나서 가동을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1년에 한 번 정도는 계속 연례 행사처럼 고장이 났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걸로 추정하고 있지만요. 거기서 나오는 부식성 가스라든지 분진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을 걸로 보는데 보통 정상적인 사업체라면 겨울이나 그래도 늦어도 봄까지는 미리 수리를 다 해서 더워지기 전에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게 준비를 해놨었겠죠. 그런데 제가 그 현장을 오간 지 한 두 달이 훨씬 지나서야 에어컨은 그때서야 고쳐지고 에어컨이 현장동, 시설이 있는 설비가 있는 곳은 에어컨이 가동이 안 되고 있었지만 같은 시점에 관리동에 가니까요. 관리동은 너무 시원한 거죠. 에어컨이 그냥 빵빵하게 틀어지는 장면에서 많은 것들이 느껴졌었습니다.
◇ 이> 근로자들이 일하기에 열악한 환경들이었다.
◆ 강> 그러니까 열악한데 그걸 더 개선하려는 노력도 없고 그냥 방치하고 급배기 시설이 부족하다 이런 것도 연장선상의 이야기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 이> 경찰이 사고 원인에 대해 지금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책위에선 이번 사건의 핵심을 청호스로 가리켰어요. 청호스란 게 뭐죠
◆ 강> 공사 현장 같은 데 가서 보시면 시골에서도 많이 쓰고요. 배수 펌프나 이런데 파란색 호스가 있습니다. PVC 호스죠. 일단은 비용도 좀 싸고요. 잘 구부러지고 조작하기 쉬우니까 배수 펌프 같은 데서 많이 쓰는 쓰곤 합니다.
◇ 이> 이 청호스는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까?
◆ 강> 리싸이클링타운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인데요. 폐기물 처리라고 하지만 일종의 일단 공장입니다. 원래 거기에는 스테인리스 배관으로 다 설비가 되어 있었어요. 기계설비들은 기본적으로 스테인리스 그런 금속성으로 다 설치를 하잖아요.
스테인리스 배관이랑 청호스를 비교해보자면 청호스 쪽이 아무래도 훨씬 더 손상의 위험도 높고요. 뭔가 하다 보면 살짝 구멍이 뚫릴 수도 있고 그러니까 가스 누출의 위험도 더 높아지는 거고요. 원래 있던 스테인리스 배관에는 밸브라든지 유압 유량계라든지 바깥에서 밸브를 잠글 수도 있는 거고, 또 유량계가 있기 때문에 안에 뭐가 지나가고 있는지 아닌지 정도는 최소한 파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청호스는 말 그대로 그냥 호스잖아요. 그러니까 안에 어떤 상태인지를 바깥에서는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더 위험할 수밖에 없죠
◇ 이> 업체들이 왜 스테인리스를 사용하지 않고 청호스를 사용했을까요. 당연히 가격 문제는 있겠습니다만 그 외에 또 다른 요인들이 있습니까?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 나나요?
◆ 강> 가격 차이까지는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그리고 청호스 자체가 교체나 관리에 수월한 부분은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테인리스 배관보다는. 그것도 결국엔 비용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관리에 수월함이라는 게 스테인리스 배관을 교체하는 작업이나 관리하는 데에는 난이도가 좀 더 높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이 더 추가가 되는 거죠.
우리가 수도꼭지의 청호스를 연결하는 걸 생각해보시면 구멍 크기가 비슷하면 잘 안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그걸 늘려줘야 되거든요. 그걸 늘릴 때 가스 토치로 보통은 늘려서 쓰는 거죠. 결국 이렇게 비용을 아끼는 과정에서 지하 1층 여러 가지 유해가스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화기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만든 거죠.
◇ 이> 애당초 청호스를 사용한 것 자체부터가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강> 그렇습니다.
◇ 이> 배관 폭발 사고 이번이 처음인데 리싸이클링타운이 생길 때부터 청호스를 사용했나요? 아니면 스테인리스를 썼다가 바꾼 건가요?
◆ 강> 당연히 어떤 건물을 짓든지 간에 들어가는 배관이든 전선, 하다못해 전선 굵기 하나하나까지도 규격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그 규격에 맞는 배관을 처음에 다 설치를 했던 거고, 그렇기 때문에 여기가 전주시가 관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원래는 환경부 소관 시설입니다. 그리고 환경공단에서 설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엄격하게 다 심사를 하는 거고요. 승인을 받아서 설계 도면대로 공사가 됐는지 나중에 감리도 하고 그걸 다 거쳐서 준공 승인, 나중에 사용승인까지 하게 되거든요. 환경시설이기 때문에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에 맞춰서 처음에는 당연히 배관들이 다 설치됐던 건데 중간에 그거를 바꾼 거죠.
◇ 이> 시설을 변경할 땐 전주시 승인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런 위험성, 전주시는 관리 감독을 하면서 감지를 못 했을까요?
◆ 강> 엄밀하게는 관리 운영 위탁을 맡고 있는 겁니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그 업체들도 그렇고 한 가지 대단히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마치 그 시설이 태영건설 컨소시엄의 시설이다라고 전주시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시설이 아니라. 그거는 회사들이 알아서 관리할 시설이다. 그런데 엄밀하게 엄격히 그 시설 자체는 전주시민의 재산이거든요. 전주시의 소유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예를 들어서 어떤 아파트가 있는데, 도시가스 외부 배관에 문제가 생겨서 배관 공사를 해야 된다. 그런데 관리 사무소가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거치지 않고 외부 배관을 고무배관으로 바꿔버린다라고 한다면, 난리가 나겠죠.
이것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되는데 전주시에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전혀 들여다보지 않으니까 업체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주인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요.
◇ 이> 또 한 가지 기자회견 내용을 보니까 성우건설이 아니라 태영건설의 책임을 물으시던데 공동주관사인데 특히 태영건설을 문제 삼는 이유 있을까요?
◆ 강> 우선 이 구조가요. 민간투자사업인데 SPC죠
◇ 이> 특수목적법인
◆ 강> 거기 구성을 할 때 뭐 일단 사모펀드가 가장 지분이 많긴 하지만 사모펀드를 우선 빼놓고 재무적 투자자라고 하니까요? 거기를 빼놓고 보면 어쨌든 태영건설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회사 에코비트워터 같은 경우도 태영건설의 자회사고요. 성우건설도 한번 거기가 부도가 났었잖아요. 부도 이후에 소위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태영건설에 대주주로 다 들어와 있는데, 또 그 안에 태영건설이 있습니다. 사실상 태영건설이 지금 이 업체들을 다 지배할 수 있는 거죠. 자기들끼리 체결한 계약서가 있는데요.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대표 운영사는 태영건설이다
◆ 강> 우선 실시협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건데 실시협약이라 하면 어쨌든 민간 투자사업이지만 민간사업자와 전주시가 서로 어떤 계약을 체결해서 약속을 지켜야 되는 거잖아요. 지금 어느 한쪽이 그게 이행되지 않고 있는 거에 대해서 전주시가 이행을 시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고, 어쨌든 성우건설이 운영사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거기가 환경시설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요.
이번에 중대재해까지 발생을 했고 즉각 성우건설은 운영에서 배제를 시켜야 된다라는 게 급선무죠. 조금 더 중장기적으로는 실시협약 자체를 해지하고 그걸 다시 공공의 성격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시민의 뜻을 모으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 외에도 실시협약에 보면 여기가 환경 시설이기 때문에 환경 기준을 초과하면 사업 시행자에게 과태료라든지 행정처분 혹은 손해배상액까지 청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전주시가 한 번도 시행자들에게 요구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것들도 지금 미루지 않고 즉시 하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 이> 전주시와 태영건설을 국정감사장에 불러내겠다, 이렇게 예고를 하셨어요.
◆ 강> 이미 이렇게 오랫동안 파행이 거듭되고 있잖아요. 리싸이클링타운 운영이. 지금 시설이 가동되고 있는데, 뭐가 문제라는 거냐고 질문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가지 잠재적인 위험 요인들이 지금 현장에 여전히 산적해 있는 거고요.
청호스 이야기 한 마디 더 드리면 전주시도 사고가 난 이후에 안전 진단하는데 전주시도 참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배관들이 원상태와 다르게 되어있다면 전주시가 원상태로 복구하라고 했어야 되는데 제가 어제 확인하기로는 여전히 청호스 그대로 놓고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거죠.
전주시가 왜 이 업체들에 대해서 관리 감독을 하지 않거나 혹은 더 의도적으로 업체들의 뒤를 봐주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민들의 어떤 권리는 뒤로 미뤄놓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한번 따져봐야 된다라는 거죠. 그래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을 하라는 그런 요구에 일반인 서명을 바로 시작을 했습니다.
◇ 이> 시청 앞에선 시민발언대도 또 운영하실 계획이시라고?
◆ 강> 리싸이클링타운 문제에서도 드러났지만 전주시의 불통행정 귀를 막고 있는 이게 저는 우범기 시장 취임한 이후에 더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장이 그런 태도이기 때문에 일선 공무원들도 더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는 돌아가면서 여러 가지 주제들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시정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발언대로 운영할 예정이고.
대표적으론 전주천 버드나무 다 베어버리고 있는 문제라든지 혹은 대한방직터에 대한 개발 사업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쟁점들이 자리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강> 앞선 질문에 관련해서는 이게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지금 해고당한 조합원들께서 왜 해고당했는지를 따져보면 청호스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도 이미 그분들이 계속 제기하셨던 문제거든요. 이외에 여러 가지 가스 누출 문제라든지 다 제기하셨던 문제들인데 결국 그런 제기들이 불편하고 싫으니까 노동조합 조합원들만 골라서
◇ 이> 해고를 했고
◆ 강> 그렇기 때문에 이 사고와 해고가 서로 무관한 문제가 아니어서 결국 운영의 정상화라는 거는 이분들이 복직을 해야만 운영의 정상화 전제 조건이 복직이다고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고요.
농성 자체가 꽤 전부터 매일 한 오후 2시간 정도 시청의 주차장 쪽에서 전주시장님을 향해서 여러 가지 발언들을 하고 계십니다. 청사 안에 계시는 공무원들께서 너무 불편하다 답답하다 듣기가 곤욕스럽다라고 이야기 하신다면 제가 또 참작을 해보겠지만, 사실 그 소리가 주변 상가로 전혀 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공무원들께서 혹시 불편함을 호소하시더라도 저는 공무원들께서는 사실 들으셔야 된다. 그거를 불편해 하시면 안 된다. 그것도 공무원으로서의 책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 리싸이클링타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이는데 끝으로 전주시민들 또 공무원들께 하시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강> 결국에는 민간투자 사업 자체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시설의 소유는 전주시지만 운영은 민간에게 맡겨져 있고 그 민간 기업은 제대로 통제되거나 관리되지 못하고 그러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모를 해야 되는 거고요.
지금 시점에 더 중요한 것은 리싸이클링이라는 그 의미를 같이 상기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그냥 버리는 쓰레기들 폐기물들이 그냥 자원 낭비로 이어지지 그 끝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재활용되고 그것이 기후 위기를 약화,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고 막아내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이게 민간 기업에 맡겨놔서 그게 달성이 불가능한 거죠. 그런 차원에서 이 시설의 정상화에 대해서 같이 머리를 맞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 공공이 그 부분을 담당을 해야 된다.
◆ 강> 그렇습니다.
◇ 이> 지금까지 전주리싸이클링타운 대책위원회 강문식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