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70대 학교 경비원이 육중한 철제 교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6시 23분쯤 청주시 서원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경비원 70대 A씨가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 교문을 개방하다 도로쪽으로 쓰러진 철문 밑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길을 가던 시민에게 구조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의식이 있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발생 1시간 40여분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학교 폐쇄회로TV에는 여느 때와 달리 철문의 움직임이 뻑뻑한 듯 A씨가 힘겹게 문을 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저녁시간 시민들을 위해 운동장을 개방하고 밤 10시쯤 교문을 닫았다가, 이튿날 아침 문을 여는 것을 반복해온 학교 측은 바로 전날에도 멀쩡히 여닫히던 교문이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CCTV를 보면 전날에도 잘 여닫혔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일단 철문의 경첩 부분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특히 A씨가 문을 열기 수분 전 누군가 철제 교문을 흔드는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하고 사고와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하자 충청북도교육청은 윤건영 교육감 주재로 학교 시설과 안전, 노사 등 유관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도교육청은 전문 업체에 의뢰해 사고 발생 시설과 비슷한 시설을 보유한 도내 각급 학교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비상대책회의에 앞서 윤 교육감은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고 현장을 살폈다. 윤 교육감은 고인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 뒤, 학교 현장이 안정화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교육청 각 부서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