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먼저 만나서 그분들께 먼저 사과드리는 게 저에게는 먼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6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의 첫 대응에 대해서도 참 많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참 어리석었던 행동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어리숙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 사람을 상대로 거액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부모의 사기 사건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가수 마이크로닷(Microdot)이 6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취재진을 맞았다. 그는 새로운 미니앨범 '다크사이드'(DARKSIDE) 발매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를 24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예술나무씨어터에서 열었다.
본격적으로 앨범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마이크로닷은 지난 사건을 언급하며 사과했다.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애썼다는 그는 말하다가 잠시 감정이 북받친 듯 몸을 돌려 눈물 흘리는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특히 부모 1심 판결 이후 빠르게 음원을 낸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마이크로닷은 "그는 부모님 1심 판결 이후에 '책임감'(Responsibilities)이라는 노래를 냈다. 그때 오해들이 조금 있었고, 어린 마음에 음악 하는 입장으로 (음악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참 어리숙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의 질의응답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나왔다. 이번 기자간담회가 '강력한 국내 활동 의지'를 보여주는 것인지 질문하자, 마이크로닷은 "여러분과 대중분들이 차가운 시선을 주고 계시지만, 원래 저의 마음은 처음부터 피해자분들께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걸려도 대중분들에게 꼭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에서 활동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올블랙(All Black)으로 10살 때부터 활동해 왔다. 오랜 시간 이걸 하다 보니, 그동안 많은 걸 했고 음악 하나만은 제가 손을 뗄 수 없었던 거 같다. 이게(음악을) 사람들이 듣게 되든 안 듣게 되든 꾸준히 만들어 왔다"라고 부연했다.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 상황도 공개했다. 파악된 피해자 13명 중 1심 재판을 통해 10명이 확인됐고, 재판 과정에서 6명에게 2억 1천만 원을 변제하고 합의했으며, 2심에서 4명 중 1명이 합의했다고 마이크로닷은 밝혔다. 2023년에 남은 3명 중 두 명과 합의했으나, 마지막 한 사람과는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며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가 오늘의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 사실을 아는지 질문도 나왔다. 이에 마이크로닷은 "모르고 계신다"라며 "(저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건 질문 외(의 답변)지만, 2025년까지 (갚겠다는) 차용증을 적었다"라며 "그분께도 다시 금액을 드려야 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다양한 봉사를 했다. 유기견 봉사도 했고…"라며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함께라는 의미가 제 마음에 새겨졌다. 현재는 고깃집에서 알바하고 있다. 거기에서도 새 식구 생겼는데 그러면서 다시 마음이 열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거(기자간담회)를 함으로써 그분(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도 보시면서 많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겠다는 걸 저도 알고 있지만… 양해를 구하는 것도 구하는 거지만 저는 이거로 인해서 사과를 꼭 드리고 싶어요. 이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분에게도 다시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중요한 거는 (제가) 돈을 드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지금 없는데 조심스러운 게 많아요. 이 기회로 다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때 돼서 다시 사과드려야겠다는 마음이에요."
싱글 '렛츠 드라이브'(Let's Drive) 이후 약 5개월 만에 나온 새 미니앨범 '다크사이드'에는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를 비롯해 '크루징'(Cruising) '푸시'(Pu$$y) '프레이 포 마이 에너미스'(Pray For My Enemies) '올라잇'(Alright)까지 총 5곡이 실렸다. 마이크로닷은 타이틀곡 '변하지 않아'와 수록곡을 라이브로 선보이기도 했다.
'다크사이드'는 오늘(24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