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오물풍선에 담긴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라기보다는 살포를 위해 급조한 '기획성 쓰레기', '살포용 쓰레기'로 분석됐다
통일부는 24일 언론에 배포한 '북한 살포 오물 분석 결과 관련 보도 참고자료'에서 "일반 쓰레기 보다는 일정한 크기의 폐 종이·비닐·자투리 천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살포용 쓰레기'가 다수"라면서 "페트병의 경우 라벨과 병뚜껑 등을 제거해 상품정보의 노출을 방지한 흔적"이 있는 만큼 "북한 생활실태의 노출 방지를 위한 '기획성 쓰레기' 사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그러면서 "북한주민들의 심각한 생활난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 북한 내부의 열악한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쓰레기가 다수 식별"됐다며 "특히 몇 번씩 기워 신은 양말, 옷감을 덧대어 만든 장갑과 마스크, 옷감 두 장을 덧대어 만든 티셔츠, 구멍 난 유아용 바지, 발가락이 훤히 보이는 유아용 양말 등 아동용 의류와 양말도 심각하게 낡은 상태"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에 의류를 지원해 온 업체의 브랜드 천 조각을 대남 풍선을 통해 대거 살포하는 등 과거 대북지원 물품을 오물 풍선 소재로 활용"했다면서 "넥타이, 청자켓 등을 가위 또는 칼로 심하게 훼손해 한국산 물품에 대한 반감·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이 살포한 퇴비 등의 토양에서는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오물에 대한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 "토양에서는 회충과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발견"됐고, 또 "사람 유전자도 토양에서 발견돼 이런 기생충들이 인분으로부터 유래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통일부는 "토양 매개성 기생충은 인분비료를 사용하거나 비위생적 생활환경에 기인하고 주로 보건환경 후진국에서 식별"된다면서 "다만 이번에 살포된 토양은 소량으로 우리 軍에서 수거·관리를 했기 때문에 오물로 인한 토지 오염, 감염병 우려 등 위해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에서는 형법 등에 의해 '수령 교시 문건 훼손' 행위는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인데, 특이하게도 "이번에 살포된 오물 중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라고 적힌 문건 표지가 포함"됐고, "김정일 또는 김정은의 활동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높이' 등이 적혀있는 문건 표지도 오물 속에서 발견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통일부는 "해외 유명상표나 애니매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례도 드러났다며 "오물 중에는 미국 월트 디즈니의 곰돌이 푸우와 미키마우스, 일본 산리오 사의 헬로키티 등 캐릭터를 복제한 모조품이 다수 포함되는 한편 스키니진 등 북한 당국이 반사회주의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는 품목도 식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