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23일 "반드시 보수 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의힘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 염치없는 정치, 미숙한 정치에 맡길 수 없다"며 "보수 재집권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겠다"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정말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는 바꿀 사람, 이길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이길 줄 아는 사람이다. 총선 참패의 쓰나미 속에서도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 지역구를 탈환했다"며 "승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승리는 결과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겨 본 사람만이 이기는 길을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감당할 여유는 이제 없다"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전략·경험을 오롯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물가·고금리를 해결하는 경제 정당, 저출생·저성장을 극복하는 유능 정당, 양극화와 불안을 해소하는 개혁 정당으로 바꾸겠다"며 "매력적인 대안과 정책으로 야당을 압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스스로가 '통합과 균형의 적임자'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저는 계파도 없고, 앙금도 없다. 줄 세우는 정치, 줄 서는 정치,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저는 자유롭다. 각 세울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 그런 제가 진심으로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 없이 힘과 마음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다. 부족함과 실수가 있다면 과감히 고쳐나갈 것"이라면서도 "판단의 절대 기준은 오직 민심이다. 국민이 옳다고 하는 대로, 함께 가겠다"고 민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한테 있어서 대권 꿈도 정말 접을 수 없는 소중한 꿈이었다. 그러나 당이 너무 어렵고 정말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다만 2026년 예정된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선 "그(대선 불출마) 연장선상으로 (불출마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확답은 피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오판은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인가'란 질문에는 "이긴 사람, 이겨 본 사람은 나경원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한 명은 인천 계양구에서 패배하신 것 같고, 한 분은 전국 싸움에서 패배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지역구 선거와 총선에서 각각 패배했다며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원희룡 후보를 모두 저격한 것이다.
최근 계속해서 합의가 불발되고 있는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는 "야당이 국회의 오랜 관행을 완전히 파괴시키면서 법사위를 가져간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해) 이 부분을 다시 받아와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국회를 비웠을 때, 한 마디로 지난번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법안이 논의되는 법사위를 보니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의회에 들어가서 싸우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