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독 '채상병 특검법' 청문회…국방부·대통령실 투트랙 개입했나[박지환의 뉴스톡]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앵커]
채 상병 특검법을 심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사건 주요 관계자들을 국회로 불러 입법 청문회를 진행 중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상임위 구성에 반발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청문회를 마치면 전체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켜 본회의 표결에 부치겠단 방침입니다.

자세한 상황 국회 출입하는 허지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허 기자.

[기자]
네 국횝니다.

[앵커]
그간 야당이 단독으로 열었던 법사위엔 여당을 포함해 부처 장·차관 등이 불참해 '반쪽 상임위'란 지적이 있었는데, 오늘 청문회엔 주요 증인들이 참석했다고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 채해병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기자]
네 야당은 청문회에 증인 12명과 참고인 3명을 신청한 바 있는데요. 오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채상병 순직 사건과 외압 의혹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국외 출장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차관을 대신 보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서북 도서 방위 등 안보 상황을 이유로 늦은 오후부터 화상으로 원격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들 중 일부는 증인 선서를 거부해 청문회 시작부터 실랑이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이종섭 전 장관과 신범철 전 차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3명이 나란히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공수처 등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법률상 보장된 근거에 따라 증언 선서를 거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대놓고 거짓말한다는 거 아니냐"면서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 전 장관과 민주당 김용민 의원 말 직접 들어보시죠.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스팝: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민주당 김용민 의원]
"특검을 포함한 수사 기관의 그릇된 사실관계 및 법리 판단으로 공소제기 당할 위험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언 거부권까지 있다"
"지금 증언거부도 아니고 선서 거부부터 하는 행태는 사실 국민을 대표한 기관으로서 입법청문회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용납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증인 선서 거부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증인 선서 거부의 죄'로 고발하겠다며 법리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국회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한 증인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청문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오늘 청문회 핵심 쟁점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기록이 경찰에서 회수되고, 이후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이 혐의자에서 빠진 과정에 대통령 등 외압이 작용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대질 신문에서 사건 기록이 경찰로 이첩된 날 이종섭 전 장관 등 대통령과 통화한 인물들에게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눈 건지 집중 질의했습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새로운 증언은 드물었지만 답변 과정에서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을 회수하는 지시가 대통령실에서 비롯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당시 자신이 경북청에 전화하기 전,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으로부터 전화가 올 거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종섭 전 장관이 지난해 8월 9일 국정원 관계자와 통화했다는 정황도 나왔지만 이 전 장관은 통화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증인들의 답변이 '기억이 안 난다'는 등 부실해 고성도 오갔다고요.

[기자]
네 의원들은 증인들의 답변 태도가 불성실하다며 소리를 지르고 발언 도중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청문회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며 이종섭 전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증인들에게 '10분 퇴장' 명령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채상병 특검법 처리 계획은요?

[기자]
야당은 오늘 밤 입법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킬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7월 19일 전까지 해당 법안을 처리하는 게 목푠데, 7월 4일까지인 6월 임시회 회기 내 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칠 방침입니다.

지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채 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돼 민주당 1호 당론 법안으로 채택된 바 있습니다. 어제 법사위 소위는 특검법 원안에 수사 준비기간 20일 동안에도 증거 멸실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수사와 관련된 공직자는 수사 직무를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앵커]
오늘 청문회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현재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이죠?

[기자]
네 우원식 국회의장이 원 구성 협상 시한을 이번 주말로 예고한 바 있는데, 국민의힘은 오늘 의원총회에서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할지에 대해 막바지 고심 시간을 갖고 다음주 월요일 오전 결론내기로 했습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원식 의장 주재로 오후 4시 반부터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