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추가 살포 막은 파주시장에…"확 때려버리겠다"

위협적인 언행에 맞서 30분가량 실랑이…중단하고 철수해

김경일 파주시장(오른쪽)이 지난 20일 밤 파주시 월롱면의 한 공터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자육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왼쪽)와 대치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이 지난 20일 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에게 강력히 항의한 끝에 추가적인 살포를 막아냈다.

21일 파주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월롱면의 한 공터에서 오후 10시 10분부터 39분 사이에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 10개를 살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소식을 보고받은 김경일 시장은 오후 10시 35분쯤 현장을 직접 찾아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며 추가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시장이 온몸으로 막아서며 저지하자 가스통이 실린 화물차에 있던 연장을 가리키며 '확 때려 버리겠다'라며 맞서는 등 위협적인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지난 20일 밤 파주시 월롱면의 한 공터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자유북한운동연합 측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30여 분 가량의 실랑이가 이어진 끝에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은 결국 추가 살포를 중단하고 철수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10일과 이달 6일에도 북한을 향해 대북 전단을 담은 풍선을 날린 바 있다. 지난달 말부터 2주 가까이 이어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바로 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

앞서 김경일 시장은 지난 20일 오후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김 시장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파주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과 군, 경기도 특사경과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파주시 권한으로 '위험구역' 설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오늘 오후 2시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1조(위험구역의 설정)를 근거로 파주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단속 및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은 2015년 8월 20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근의 대북확성기에 포격을 가한 사례가 있듯이 파주시도 북한을 자극하는 대북전단 살포로 포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또한 2020년 6월 17일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포천시, 고양시 전역을 경기도지사 권한으로 위험구역을 지정하여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을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을 금지시킨 사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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