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우대 부지 매각 철회하라"…'성난 속초시민들' 원정투쟁 나선다

속초시번영회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한 옛 동우대부지 매각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등 주민 200여 명은 지난 5월 29일 오후 옛 동우대학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 측은 시민과 지역사회를 기만하는 부지 매각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비상대책위 제공

학교법인 경동대학교가 강원 속초시에 있는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의 반발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원정투쟁에 나선다.

속초시번영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한 옛 동우대학부지 매각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0일 속초시청 디지털상황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7월 2일 경동대 양주캠퍼스 앞에서 원정 집회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7월 2일은 경동대가 발표한 옛 동우대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 참가일이다. 비대위는 이날 경동대 양주캠퍼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부지 매각반대와 부지 환수에 대한 시민들의 강력한 결의를 표명할 계획이다.

옛 동우대학 부지 매각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속초지역 곳곳에 게시돼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이를 위해 비대위는 지난 19일 양주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마쳤다. 집회 당일에는 버스 15대를 동원해 시민 500여명이 양주캠퍼스에서 옛 동우대학 매각추진 철회와 부지 환수를 촉구하는 한편 학교법인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규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비대위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옛 동우대 부지 매각반대 시민 3만 명 서명운동을 펼치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비대위는 서명운동이 끝나면 민심이 담긴 서명부를 이양수 국회의원, 교육부, 대통령실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덕용 비대위 상임대표는 "교육 목적이라는 명분이 있었기에 학교 측에 시유지를 헐값에 매각하는 것을 시민들이 동의했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수백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속초시와 어떠한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 공고를 낸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매각 저지와 함께 부지를 속초시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더운 날씨지만 원정투쟁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뜻을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민 서명운동에도 많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옛 동우대학 건물. 속초시 제공

앞서 경동대는 지난 5월 8일 학교 홈페이지에 옛 동우대학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기 위한 교육부의 처분 허가를 받았다며 입찰 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 부동산은 학교용지 20만 5977㎡, 노학온천지구 지정부지 9만 6413㎡ 등 65필지에 30만2390㎡ 등으로 예정가격은 781억 8300만여 원이다. 건물은 교사시설 14개 동 4만 8574㎡, 예정가격은 73억 4300만여 원이다. 토지와 건물 전체 매각 예정가는 총 855억 2600만여 원에 달해 계획대로 매각이 이뤄지면 수백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유휴재산을 매각해 발생한 수익을 학교에 재투자하는 등 지방대 여건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옛 동우대학 토지와 건물 매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각 철회와 부지 환수를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반발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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