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좌타자 손아섭(36·NC)이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전설 박용택 해설위원을 넘어 역대 최다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 2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통산 2505번째 안타다. 손아섭은 LG에서만 2504안타를 뽑아낸 박 위원을 넘어 KBO 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손아섭은 6회초 2사에서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6구째 포크볼을 결대로 밀어쳤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는 순간 경기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대기록이 수립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부산고 출신의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 2차 4순위로 입단해 KBO 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18시즌 2044경기 8834타석 만에 2505안타 고지를 밟았다.
박 위원은 2018년 6월 23일 2319번째 안타로 삼성의 전설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박 위원은 2020시즌 뒤 은퇴했는데 손아섭이 6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손아섭이 대기록을 세우자 박 위원도 이날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그라운드로 내려와 후배를 축하해줬다. 박 위원이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을 당시도 양 이사장이 직접 축하를 건넨 전통을 이었다.
박 위원은 41살에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손아섭도 그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KBO 리그 최초의 3000안타도 바라볼 수 있다. 손아섭은 최근 8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을 생산해냈다.
다만 경기에서는 두산이 2 대 0으로 이겼다. 알칸타라가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쳐 4월 10일 한화전 이후 2승째(2패)를 챙겼다.
두산은 3회말 흔들린 NC 선발 신민혁에게 헨리 라모스가 1사 만루 풀 카운트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재환이 좌익수 희생타로 추가점을 냈다.
이후 두산은 김강률, 이병헌, 김택연 등 불펜이 2점 차를 지켰다. 두산 마무리로 낙점된 신인 김택연은 최근 11경기 9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으며 시즌 6번째 세이브(2승)를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