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 될 것이라는 기류에 대해 "저는 아니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어물전을 그냥 지나칠 사람이 아니다. 어물전을 엎어놓을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일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지금까지 늘 그래왔지 않았나. 장이 열리면 계속 들어가서 다 헤집어놓고 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처럼 '연판장' 사태가 재현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올 수도 있다"며 "한동훈 전 위원장이 조금만 무슨 말을 하면 '불쾌하다'고 익명으로 인터뷰하고, 그다음에 '이렇게 하면 같이 못 간다', '이렇게 하면 탈당하겠다', 이제 이런 것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사실은 되게 유치한 생각이라고 본다. 당심이나 민심에 맡기는 것이 정답"이라며 "나경원 의원과 한 전 비대위원장이 맞붙는다면 나 의원이 특별히 좋아서 나 의원을 미는 것은 명분이 있는데 '한동훈이 싫어서 나경원을 민다'고 나오면 국민들께서 이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과의 상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나머지 후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 전당대회 때 국민의힘에서 대통령과 교감이 적었던 후보들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에 나머지 후보들에게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인용한 발언은 지난해 전당대회 때, 당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를 주장하던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남긴 메시지인데,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춰진 장면으로 여겨진다.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심의계는 이날 오후 수사심의위를 열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 의혹을 재수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2022년 5월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는 한 전 위원장 부부와 딸이 공모해 논문 대필과 해외 웹사이트 에세이 표절, 봉사활동 부풀리기 등을 했다며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지난해 12월 한 전 위원장 가족 모두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이에 민생경제연구소 측은 사건 수사 여부를 다시 결정해 달라며 이의 신청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