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첫 승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 한국 당구 3쿠션 베테랑 이충복(하이원리조트)이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PBA 1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충북은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남자부 128강전에서 패했다. 정경섭과 승부치기 끝에 2회전행 티켓을 내줬다.
이날 이충복은 1, 2세트를 따내며 마침내 PBA 데뷔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TS샴푸의 팀 리그 초대 챔피언 등극을 이끈 당시 주장 정경섭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이충복은 3, 4세트를 내준 뒤 돌입한 승부치기에서 선공을 놓쳤고, 정경섭이 끝내기 득점에 성공하며 웃었다.
이충복은 지난 시즌 정규 리그 전패에 이어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웃지 못했다. PBA 전적은 10전 10패다.
지난 시즌 이충복은 최성원(휴온스)를 비롯해 '튀르키예 예술구 마스터'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와 함께 PBA에 합류했다. 한국인 최초 세계3쿠션선수권 우승자 최성원과 역시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을 제패한 사이그너는 지난 시즌 PBA 투어 정상에 올라 실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충복은 PBA 1회전을 넘지 못하고 체면을 구겼다.
이충복은 지난 2007년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에 깜짝 승리를 거둬 유명세를 탔다. 당시 수원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브롬달에 세트 스코어 3 대 1(15-4 5-15 15-9 15-14)로 이겼다. 이후 이충복은 PBA 출범 이전 2016년 당시 최고 상금을 내건 LG U+ 3쿠션 마스터스 우승, 2022년 베겔 3쿠션 월드컵 준우승 등 꾸준히 활약했다.
하지만 이충복은 PBA 투어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세트제와 2점제 등 다른 규정과 공인구와 당구대 등 낯선 환경이라고는 해도 1승까지 너무 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충복은 지난 시즌 팀 리그에서는 26승 25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개인 투어에서는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PBA로 복귀한 로빈슨 모랄레스(스페인·휴온스)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웰컴저축은행)는 희비가 갈렸다. 모랄레스는 김현우(NH농협카드)를 세트 스코어 3 대 1로 꺾었지만 필리포스는 박주선에 1 대 3으로 졌다.
이밖에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스와이), 최성원과 강동궁(SK렌터카)은 128강을 통과했다. 반면 마민껌(베트남·NH농협카드), 최원준1, 조건휘(SK렌터카)는 승부치기 끝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한국인 최초의 '세계여자선수권 우승자' 이신영(휴온스)이 박다솜을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다. 지난 시즌 '크라운해태 챔피언십'까지 2번째 16강으로 이신영은 이날 애버리지 1.941을 기록, 32강전 최고를 찍었다.
김민아(NH농협카드)는 임경진에 승부치기 끝에 졌고, 히다 오리에(일본·SK렌터카)는 팀 동료 강지은에 역시 승부치기 패배를 안았다. 최혜미(웰컴저축은행)도 오수정에 세트 스코어 1 대 3으로 졌다.
20일에는 남자부 64강전이 펼쳐진다. 이날 저녁에는 여자부 16강전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