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모(27, 대전)씨는 사랑니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밥 먹는 것은 고사하고 심한 통증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기 일쑤다. 특히 양치질을 할 때는 극도의 초긴장상태다.
시원하게 뽑아버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발치 후 통증도 무시 못한다는 직장동료들의 엄포 때문에 망설여진다. 을지대학병원 치과 김 훈 교수의 도움말로 사랑니의 실체에 대해 알아본다.
도대체 왜 나는 거죠?
사랑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입안 제일 뒤쪽 세 번째로 나는 큰 어금니로 의학 용어로는 ''''제 3대구치''''라고 한다. 사랑니의 명칭은 이외에도 잇몸뼈 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아 ''''매복지치''''라고 불리며 지혜를 알 만한 나이에 나온다고 해서 ''''지치(智齒)'''', 영어로는 ''''Wisdom Teeth''라고 불린다.
김 교수는 ''''현대인들은 문명의 발달로 날 음식을 먹던 원시인과 달리 가공식품과 부드럽고 익힌 음식을 주로 먹기 때문에 치아의 기능이 적어지고 그에 따라 턱뼈의 크기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말하며 ''''작아지고 있는 턱뼈의 크기와 줄어드는 치아의 개수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니의 수가 1개도 나지 않는 사람부터 4개 모두 나는 사람까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즉 사랑니를 진화론적 입장에서 보면 퇴화과정에 있는 치아라 볼 수 있다.
또 줄어든 좁은 공간에서 비집고 나오거나, 뼈 안에 파묻힌 채 나오지 않거나, 가로 또는 비스듬히 나는 등 불완전한 형태로 나기 때문에 사랑니가 나면 아프거나 붓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꼭 뽑아야 하나요?
사랑니가 똑바로 잘 나와있고, 사랑니와 뺨 사이의 간격도 칫솔질이 잘 될 정도로 충분하다면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사랑니는 경사지게 뒤쪽, 혀쪽, 뺨쪽 등으로 나거나 일부 또는 전체가 묻혀있는 상태로 나기 때문에 이 부위에 음식물이 꼈을 경우 칫솔질을 하더라도 솔이 닿기 어려워 음식물제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염증 및 충치가 생기기 쉽고 심한 경우에는 사랑니 앞의 어금니까지 썩게 만들어 영구치를 빼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사랑니가 잇몸을 뚫고 난 경우에는 염증이 생기기 쉬워 얼굴이 심하게 붓고 입이 잘 안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하며 고름까지도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개는 염증 치료 후 발치하면 되지만 심하게 염증이 퍼진 경우에는 입원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랑니는 턱뼈 내에 물혹을 발생시키기도 하는데 이 물혹은 주위의 이, 신경, 턱뼈 등에 손상을 준다. 특히 사랑니가 있는 부위는 턱뼈 중에서 가장 얇으면서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여서 약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이 물혹은 드물기는 하지만 법랑아세포종이라는 종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 종양은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큰 수술을 해야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임여성의 경우에는 사랑니에 염증이 생겨 그 고통이 심해도 국소마취를 시행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차원에서 미리 발치를 하는 것이 좋다.
언제 뽑는 게 좋나요?
사랑니를 빼는 시기는 정기적으로 촬영한 방사선 사진을 토대로 치과전문의가 앞으로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킬 것인지 또는 계속적인 관찰이 필요할지 여부를 판단해 결정한다.
김 교수는 ''''통상적으로는 사춘기가 지나서 성인이 되는 시기인 18~22살에 빼는 게 좋다''''고 말하며 ''''이 시기는 사랑니의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고, 사랑니가 턱뼈와 완전 유착이 적어 발치가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랑니에 의한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미리 시행하는 것이 회복이 빠르고 치료 후의 불편감도 훨씬 적다.
사랑니 발치는 부분마취 하에 한쪽의 사랑니를 뽑은 후, 약 일 주일 후 실밥을 풀고,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사랑니를 차례대로 뽑는다. 이 방법은 수술 및 통원 치료기간이 필요하고 환자가 여러 번 병원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환자의 불편과 공포감 등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수면 진통제 약물을 이용한 의식하 진정후 국소마취법이나 전신마취를 이용한 무통발치술로 사랑니를 뽑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통발치술은 4개의 사랑니를 1회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술 후 의식하 진정후 국소마취일 경우 6시간 내, 전신마취일 경우 2일 내에 병실에서 간호관리를 받은 후 정상적인 상태에서 귀가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약간의 추가적 비용이 들어가지만 1회의 수술로 모든 사랑니를 뽑을 수 있으며, 장기간 외래통원치료를 받는 경우와 비교해 단기간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고, 통증 없이 안전한 양질의 수술 및 처치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덧넷/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