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버가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면서 2차 피해 및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 이정주 기자가 단독 인터뷰를 통해 논란의 당사자인 유튜버 '나락보관소'의 심경을 들어봤습니다. 그는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이같은 폭로에 나서게 된 배경,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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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 시 CBS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정주> 가해자들에 대한 양형이 높아지면, 사적 제재 유튜버 안 할 겁니까.
◆나락보관소> 양형이 많이 강화되고 (가해자) 신상 공개하면, 그래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기준이 지금보다 높아지게 된다면 이런 (사적 제재) 유튜브 활동, 전 안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방을 청소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제가 왜 방을 청소해야 할 필요가 있냐'라는 것과 비슷하죠. 그럼 저도 청소 안 하고 그냥 제 일만 하면 돼죠. 만약 (청소하는)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 사람들이 다들 나가서 청소를 해야만 하잖아요. '공적인 치안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것이고 저는 또 그렇게 생각해요. 나쁘고 돈이 있으면 잘 풀려난다는 거 아시잖아요. 저는 솔직히 (밀양사건) 재수사가 어렵다고 듣긴 했지만, 재수사는 필요할 것 같아요. 피해자가 만나는 거라서 되게 어려울 거예요. (공권력도) 저같은 일반 유튜버들만 잡지 말고 가해자들한테 한번 접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정주> 밀양 사건 가해자들로부터 협박이나 메일 등 연락은 없었나요.
◆나락보관소> 딱히 협박은 없었는데, 아 메일이 하나 있었어요. (밀양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으로부터 온 메일을 보면) 제 영상 중에 자신의 사진을 이상한 것 썼다고. 메일에서 '인간적으로 이런 사진은 너무한 것 아니냐'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러니까 (본인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게 아니라 (본인) 사진이 이상하다고 하는 이런 식이라. 저도 좀 어이가 없었는데 그러니까 '이왕이면 잘생긴 걸로 사진 써 달라'는 메시지로 들리잖아요.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죠.
◇이정주>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나락보관소> 저도 (고소 들어온 것에 대해) 자수를 했지만, 가해자들은 '진짜 나쁜 사람들'입니다. 진짜 소위 말해 갱생이 불가능할 정도로…피해자분들도 말씀하셨듯이 이게 이대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입을 막는다고 해서 사적 제재니 뭐니 그런 논란만으로 이 모든 게 다 종식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신상 공개 등) 거기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을 테지만, 왜 정작 가려운 부분들은 해결하고 못하고 있는 것인지, 문제가 뭔지 (정부가) 한 번만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가해자들이 지금 저를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하는데, (가해자들은) 경찰서에 가서 조사 받을 때 '제가 밀양 사건의 성폭력 가해자인데요'라고 답해야 하잖아요. (가해자들이 그렇게 답한다면) 걔네도 진자 강심장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