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 통해 자유의 가치 묻다…연극 '블라인드 러너'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 신작 다큐멘터리 연극 '블라인드 '러너' 실황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란 출신 극작가 겸 연출가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46)의 신작 다큐멘터리 연극 '블라인드 '러너'(2023)가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3년차를 맞은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4'가 처음 선보이는 해외초청작이다.

'블라인드 러너'는 2022년 이란 '히잡 시위'의 시발점이 된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사건을 다룬 기자 닐루파 하메디와 남편의 실화를 모티프로 창작됐다. 22세 쿠르드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당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했고 이는 이란 전역에서 여성인권 운동이 확산하는 기폭제가 됐다.

작품은 또 영국-프랑스 해저 터널(Channel Tunnel·채널 터널)을 소재로 유럽으로 집단 망명을 시도하는 이민자 행렬을 통해 자유의 가치를 톺아본다.

연극화된 다큐멘터리 필름(Theatralised documentary film)으로 정의되는, 실황 영상과 무대를 절묘하게 교차하는 특유의 연출 기법이 돋보인다.

'블라인드 러너'는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가 이끄는 메르 시어터 그룹이 2023년 선보인 신작이다. 2023년 5월 벨기에 쿤스텐 페스티벌에서 초연했다. 이후 베를린 페스티벌(독일), 누더존 공연예술 축제(네덜란드) 등에서 초청 공연했다. 오는 20~21일에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전시 주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에 초청돼 관람객을 만난다.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는 '유리잔 위에서 춤추다'(2001)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시간과 기억에 관한 3부작 '타임로스', '청각', '써머리스'를 통해 작품세계를 더욱 견고히 했다.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는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과 유럽 이민자들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작품 감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인드 러너'는 페르시아어로 공연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7월 19일 공연 종료 후에는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를 연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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