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로서 사건·법조·외교안보 분야에서 오랜 취재 경험을 쌓아온 CBS 구용회 논설위원은 '젊은 해병의 죽음, 왜 VIP는 격노했고 박 대령은 싸우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해 이 사건의 전후 맥락을 수개월간 추적한다.
채 상병 사건 수사로부터 시작된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은 수많은 관계자가 등장하는 거대한 사건이다. 1년 가까이 여러 언론이 이 사건에 대한 수많은 사실과 의혹을 담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단편적인 기사만으로는 사건의 전체 그림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지금까지 기사들을 통해 밝혀진 수많은 팩트를 비롯해 박 단장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의 도움에 힘입어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 대화록, 통화·문자, 보고서 등 주요 자료를 토대로 채수근 상병의 죽음과 VIP의 격노와 외압 의혹,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한 입장 등을 상세하게 들려준다.
이를 통해 이 책은 채 상병 사망부터 VIP의 격노까지 이어진 보름 동안의 시간을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단순 기록 정리 차원을 넘어 사건의 핵심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냄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뿐 아니라 앞으로 밝혀져야 할 의혹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책의 백미는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대통령의 격노부터 이첩 기록 불법 회수와 박정훈 수사단장의 보직 해임으로 이어지는 '광란의 3일'에 대한 기록이다. 독자들은 그 3일의 기록을 통해 해병대와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나온 수없이 많은 수사 외압의 정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진실을 추적하는 동안 'VIP 격노' 정황은 '용산이 감추려는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채 상병 사건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진실과 격노의 대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박 단장은 재판장에서 그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와 함께 '격노'의 편에 선 이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기록을 쫓으며 박정훈 수사단장이 상관의 지시를 거역한 '항명죄인'인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법에 따라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한 '참군인'인지 확인하고자 한다. 이 모든 것이 채 상병을 삼킨 거대한 급류에서 진실을 길어 올리려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