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휴진 대란' 없었지만…일부 환자 발길 돌려[르포]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의료계 집단 휴직이 진행된 18일 전남 순천의 한 개인 병원 문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여 있었다. 박사라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 등에 반발한 대한의사협회의 의료계 집단 휴진이 시작된 18일 오전.
 
순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집계된 개원의 휴진 신고율은 7%대로 나타났다. 146곳 중 10여 곳이 휴진에 동참한 것이다.

전날까지 휴진 신청을 한 개원의는 30여 곳에 달했으나, 시의 요청으로 병원 측이 휴진을 철회하면서 하루 만에 수치가 내려갔다.

개원의가 몰려 있는 순천 조례동 일대와 신대지구 병원들도 대부분 정상 진료 중이었다.
 
다만 일부 의원은 갑작스럽게 휴무 공지를 올려 일부 환자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조례동 의원을 찾은 주민 A씨는 병원 문에 붙여있는 '휴진 안내문'을 읽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는 A(51)씨는 "갑자기 목이 부어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왔는데 문이 닫혀있다"며 "전국적으로 의료계가 시끄러운 상황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내가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 전화로 확인하고 올 걸 그랬다"며 씁쓸해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의료계 집단 휴직이 진행된 18일 전남 순천 성가롤로 병원이 환자로 붐비고 있다. 박사라 기자

전남 동부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2차 의료기관인 성가롤로 병원은 전문의 1~2명 만 휴진에 동참하며, 휴진으로 인한 혼란은 크게 빚어지지 않았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문의 방 앞에는 '6.18(화) 휴가로 휴진합니다'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었다.

다행히 일주일 전 휴진을 결정했고, '예약제'로 이뤄지는 진료 시스템이어서 기존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은 아니었다.

순천시는 '집단 휴진'에 대비해 의원급 의료기관 146개소를 대상으로 휴진 없이 진료하라는 진료명령 및 휴진신고명령을 통보했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업무개시명령도 발령했다.
 
또 집단휴진으로 인한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건지소 33곳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당일 현장점검을 통해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은 병원에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황선숙 시 보건의료과장은 "휴진을 신청한 병원들을 접촉해 휴진 철회를 요청했다"며 "시 의사협회 임원진을 중심으로 일부만 휴진을 한 것으로 파악되며, 순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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