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이지윤 "바렌보임에게 음악 대하는 태도 배웠죠"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마스트미디어 제공
450년 전통의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1570년 창단) 최초의 동양인·여성 종신 악장 이지윤(32)이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내한 독주회는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공연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은 독일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 중 '꿈',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슈만의 '3개의 로망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나눈 서면 인터뷰에서 "이들 4명은 제가 독일에 거주하면서 가장 많이 다루고 연주한 작곡가들이다. 제 이름을 걸고 여는 독주회이기 때문에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았다"고 말했다.

2020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독주회 때 호흡을 맞췄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함께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라서 리허설도 거의 못하고 무대에 올랐는데 음악적 코드가 잘 맞고 느낌이 통했어요. 현악 반주를 알아서 잘 맞춰주는 피아니스트가 드물어서 이번에 또 요쳥했죠."

독주자로 활동하다가 2017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 입단한 이지윤은 당시 음악감독이었던 지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의 눈에 띄어 이듬해 만장일치로 종신 악장으로 임명됐다. 1992년부터 30여년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를 이끌었던 바렌보임은 건강 악화로 지난 1월 음악감독에서 물러났다. 오는 9월 크리스티안 틸레만(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지휘자)이 새 음악감독으로 부임한다.

이지윤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첫 동양인·여성 종신 악장으로 이끈 건 특유의 소통력과 리더십이다. 건강이 좋지 않은 바렌보임 대신 틸레만이 지휘봉을 들었던 2022년 11월 악단의 첫 내한공연에서도 악장으로서 그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이지윤은 "악단은 타협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악장은 옆에 있는 단원들의 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연주자로서 자신의 강점을 내려놓고 지휘자가 음악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파악해서 단원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렌보임에게 배운 점'을 묻자 "곡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세계적인 지휘자이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겸손하고 늘 처음 연주하는 것처럼 곡을 대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지윤은 악단 연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독주, 협연, 실내악 무대에 꾸준히 서고 있다. "독주회는 피아니스트와 대화하듯 연주하는 반면 악단 공연은 전체 회의하듯 연주해요. 독주회가 더 재밌고 흥미롭긴 한데요. 저는 독주와 악단 활동을 병행하며 각 분야에서 부족한 점을 스스로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라 음악적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지윤은 오는 20일 성남문화재단 주최 마티네 콘서트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7월 평창대관령음악제, 10월 경기필하모닉과 최수열 지휘자가 함께하는 아트센터인천 토요스테이지 공연도 예정돼 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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