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는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로 태호를 만났다. 부피를 줄여 작은 크기로 만든 스마트 앨범인 '네모 앨범'에 응원 문구를 써서 건넸다. 신곡 제목인 '너의 찬란한 내일을 위해'에서 따온 문구가 눈에 띄었다.
거의 3년 만에 신곡을 가지고 '가수'라는 본업 중인 태호는 그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워낙 무대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그였기에 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싶었다. 무대에 서기 위해선 곡이 필요했다. '37호'로 불렸던 '싱어게인'은 새 시즌을 이어 가고 있고, 그룹 활동도 멈췄다. '태호'라는 솔로 가수로서 어떤 음악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태호는 "트렌드도 너무 빠르고 워낙 많은 팀도 더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 첫 시작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까 생각했을 때 그냥 진심으로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 시기 겪고 나서 지금 이 상황에 가장 어떤 노래가 많은 분들한테 힘이 되고 응원이 될지 생각했을 때 '너의 찬란한 내일을 위해'라는 곡으로 좀 응원해 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식스(DAY6)를 중심으로 이른바 '밴드 붐'이 부는 상황에서 '밴드 음악'으로 컴백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었을까. 태호는 "저도 워낙 밴드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솔로를 하다 보니 밴드 음악을 좀 더 잘 접목해서 할 수 있었다. 여름이고, 제가 들려드리고 싶었던 응원가라고 하면 밴드 사운드만큼 가슴에 훅 와닿을 만한 장르가 없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지난달 28일 '너의 찬란한 내일을 위해'를 발표하고 활동 중인 태호는 음악방송에서도 밴드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번 곡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밴드 음악을 지속할지 묻자, 태호는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노래를 하고 싶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콘서트, 공연하는 걸 좋아해서 공연형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공연이나 페스티벌은 리얼 사운드로 밴드 공연을 많이 하려고 한다. 밴드와 같이 진짜 라이브를 하다 보면 벅차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신곡 관련 팬들의 반응은 좋았다. 태호는 "가장 기분 좋았던 건 신곡을 딱 들려줬을 때 딱 끝나자마자 환호성, 탄성이 터졌던 거다. '이 노래가 좋구나, 좋아해 주시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너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활동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응원 도구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보편적인 응원 도구였던 풍선이 등장했다. 태호는 "예전 지오디(god) 선배님들 무대 때 풍선 흔드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 내 콘서트 하면 (팬들이) 풍선 흔들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소속사 에이치 에이 엠의 함현진 대표는 "이번 곡 콘셉트를 레트로(복고)로 잡아서 풍선을 떠올렸는데, 다행히 음악방송 녹화 때도 문제 없이 반입이 되더라"라며 "음악방송에서 진짜 튄다"라고 부연했다. 기존에 썼던 응원봉을 소량만 제작해 현재 구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아이돌 그룹 임팩트로 활동하며 얻은 것도 많다. 태호는 "아이돌이니까 할 수 있는 게 있다. 해외 여러 곳을 다니며 해외 팬분들도 만나고, 큰 페스티벌이나 콘서트도 하고"라며 "그런 경험과 솔로로서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장르를 잘 접목해서 저만의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본인 목소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자, 태호는 "제가 듣기에도 저는 좀 유니크(독창적)한 보이스라고 생각은 한다. 듣다 보면 힘도 있고"라고 답했다. 그는 "어릴 때는 제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너무 어색했지만, 이젠 제 목소리도 익숙하고 좋아하게 됐다. 가수한테 음색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특색이자 색깔이 될 수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2016년 데뷔해 올해 9년 차가 된 태호.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성장'을 체감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태호 역시 무척 공감하는 고민거리라며, 인순이의 사례를 언급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로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지 윤민수가 질문하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리를 낼지, 내 메시지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지금도 매일 고민하고 연습한다고 답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요즘 기타 배우고 있고, 영어와 일본어도 배우려고 하고, 연기 스터디도 한다. 계속 배움에 대한 끝을 딱 정해놓고 싶지는 않은 거 같다. 가장 중요한 음악적인, 보컬적인 부분에서 계속 레슨도 받고 싶다. 본인만 아는 답답한 포인트가 있다 보니 그런 걸 연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밴드 음악'을 하게 된 만큼,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악기를 배운다는 태호. 활동 영역도 차츰 늘리는 중이다. 그는 "제가 최근에 뮤지컬 첫 데뷔를 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 뮤지컬에 대한 꿈도 있었지만 연기를 해 보면서 '또 다른 표현 방식이 있구나'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있구나' 느꼈다. 뮤지컬은 노래랑 연기 춤도 다해야 하니까 진짜 매력적이다. 뮤지컬 또한 많이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조만간 일본 공연도 예정돼 있다. 태호는 "일본 외에도 아시아의 다른 나라도 가 보고 싶다. 천천히 더 넓혀가면서 공연도 하고 많은 팬분들과 만날 시간을 갖고 싶다"라고 말했다.
"음악방송 없을 때도 팬 미팅, 사인회를 하든 영상통화를 하든 버스킹을 하든 팬들과 만나는 시간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잡혀 있어요. 주말마다 만나는 주말 부부 같은데 (웃음) 제가 에너지를 쏟는 것 같지만 제가 받는 에너지가 더 크더라고요. 아, 진짜 내가 이렇게 진심으로 하면 진심을 느껴주시는구나 싶고요. 저도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마음을 느끼니까 제 존재감에 관해 생각하게 돼요. 계속해야 할 이유가 내 눈앞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