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우가 쏟아진 칠레의 해안 도시에 대형 싱크홀이 생겨 그 위에 있던 고급 아파트 건물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수일간 폭우가 쏟아진 중부 발파라이소주의 바닷가 휴양도시 비냐델마르에서 고급 아파트 '유로마리나 2' 건물 아래에 길이 15m에 깊이 30m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다.
이에 유로마리나 2는 물론 그 아래쪽에 있는 또 다른 아파트 건물 '유로비스타'까지 붕괴 위험이 커져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
싱크홀은 지난 9일 폭우가 내린 뒤 해당 건물 바로 밑의 지반이 쓸려 내려가면서 나타났다.
유로마리나 2에는 약 200세대가 있으며 1세대당 50만 달러(약 7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번 싱크홀은 지난 1년 사이 이 아파트 일대에 생긴 세 번째 싱크홀이다.
해당 지역은 1994년까지 국가가 지정한 자연보호 구역의 일부였던 28헥타르(㏊) 규모의 사구(모래언덕) 지대였다.
이후 규제가 풀리면서 고층·고밀도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현재 이 지역에는 고급 아파트 건물 44채가 들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8월과 9월 두차례 산사태가 일어나 다른 건물의 기반이 무너지고 도로가 끊기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AFP는 모래언덕 지대 위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명백한 위험을 초래했고 엘니뇨 등 기상현상과 기후변화에 따른 강력한 폭풍이 겹치면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이자 시장 후보인 이반 포두헤는 해당 지역이 "취약한 지대여서 보존됐어야 했다"면서 "나쁜 도시계획 결정"이라고 말했다.
마카레나 리파몬티 비냐델마르 시장은 "그곳에 건물을 지으면서 감수한 위험은 엄청나다. (아파트 분양이) 매우 뻔뻔스러운 방식으로 이뤄졌다"면서 "그곳에 추가로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겠다"고 AFP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