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한화의 시즌 9차전이 열린 13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은 당분간 마무리를 홍건희에서 신인 김택연으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홍건희는 전날 한화와 홈 경기에서 3 대 3으로 맞선 9회초 등판했으나 안타 2개를 맞고 1사 1, 3루에서 강판했다. 구원 등판한 이병헌이 문현빈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맞으면서 결승점을 내줬다. 홍건희가 자책점을 기록한 가운데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올해 홍건희는 1승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10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블론 세이브가 4개로 SSG 마무리 문승원(5개)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특히 6월에만 블론 세이브 3개를 범했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3연패에 빠져 있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삼성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려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 앉았다.
이 감독은 "당분간 홍건희는 9회가 아닌 앞에서 던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이라면서 "팀이 연패 중인데 건희도 살고 팀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건희에 대한 신뢰를 보내왔지만 마침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대신 당찬 신인 김택연이 마무리를 맡는다. 이 감독은 "택연이가 나오면 상대 타선이 가장 압박감을 느낀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 더 전력 투구를 할 정도로 승부사 기질이 있는 만큼 마무리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택연은 올해 묵직한 돌직구로 2승 2세이브 4홀드 ERA 2.64를 기록 중이다. 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지난달 24일 KIA와 경기를 빼면 9경기에서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1승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김택연이 주자가 있을 때 급해지기보다 여유 있게 타이밍을 갖고 가더라"면서 "보통 선수는 아닌 친구"라고 칭찬했다. 이어 "한국 야구를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실 시즌 중 마무리 교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마무리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예민한 사안이다. 이에 이 감독은 "홍건희를 직접 불러 얘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김택연에 대해서도 "더 중요한 상황에서 나갈 것이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상위권 경쟁에서 위기를 맞은 두산. 과연 마무리 교체 강수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