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개인용 국채 청약 시작…어떻게 투자할까?

'돈 묻어두고' 20년 후 원금 2배 매력
매매 안돼 사실상 최장기 '예금'…채권 맞나 비판도


정부가 국민의 안정적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이 13일부터 시작된다. '쉬운 목돈 굴리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 10만원부터 1인당 연간 1억원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Q. 개인투자용 국채, 어디서 어떻게 사나요?

정부가 지난해 4월 국채법 개정을 통해 도입 근거를 마련한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한 저축성 상품이다. 이날부터 17일까지 청약기간이며 오는 20일 발행된다. 청약기간 중 매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구매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 2월 공개입찰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을 단독 판매대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이번 달을 시작으로 매달(12월 제외) 청약 방식으로 모집하게 되는데, 구매를 원하는 사람은 미래에셋증권 앱이나 모바일웹에서 전용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는 최소 10만원부터 연간 1억원까지 가능하며 10만원 단위로 살 수 있다. 올해 총 1조원 규모가 발행되는데 6월 물량은 10년물과 20년물 각 1천억원씩 총 2천억원 규모다. 만약 청약 총액이 월 발행한도를 초과하면 모든 청약자에게 기준금액(300만원)까지 일괄 배정하고, 잔여 물량은 청약액에 비례해 배정하게 된다.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걱정이 없는데다 국내 거주자라면 미성년자도 투자할 수 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정부는 첫 달엔 청약 규모가 발행한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Q. 돈 묻어두면, 얼마나 벌 수 있나요?


6월 발행물 중 10년물의 표면금리는 3.54%, 가산금리는 0.15%로 총 적용금리가 3.69%다. 20년물의 경우 표면금리 3.425%, 가산금리 0.3%로 적용금리는 3.725%다. 표면금리는 발행 전월의 국고채 낙찰 금리대로 정해지고 가산금리는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매월 공표하게 된다.
   
6월 발행 개인용 국채의 세후 만기 수익률을 따져보면 10년물은 37%, 20년물은 91%다. 20년물에 투자하면 만기 때 돌려받을 돈이 약 두 배가 되는 셈이다. 일반 채권과는 달리 중간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만기 때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라 복리 효과를 낸다.
   
또 만기 보유하면 만기 때 지급받는 이자소득은 종합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분리과세 해 14%의 세율을 적용한다. 분리과세 혜택은 2억원까지다.
   

Q. 어떤 투자자에게 추천하나요?

금융권에서는 예금 등 안전자산을 위주로 저축하는 보수적인 금융소비자에겐 이번 개인용 국채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여윳돈을 묵히고 싶다면 중도환매 말고는 매매가 안되는 이번 상품이 저축의 강제성까지 부여해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지 않고 매월 국채를 매입한다면 노후 연금이나 장래 자녀 학자금 용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0세부터 59세까지 매월 20년물을 50만원씩 매입한다면, 60세부터 79세까지 20년간 매월 약 1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증여세를 아끼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자녀 이름으로 20년물을 5천만원(증여세 공제 한도)어치 매입했다면, 만기 때 자녀는 1억원을 수령하지만 증여세는 0원이다. 국채 매입액 5천만원을 기준으로 증여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또 가산금리와 연 복리, 분리과세 등의 혜택은 만기까지 보유해야 받을 수 있지만, 표면금리는 중도환매하는 경우에도 단리로 적용된다. 중도에 목돈이 필요해 환매하게 되더라도 일반 예금 이자 정도는 보장되는 셈이다.
   

Q. 연금 대신 아예 개인용 국채로 갈아타도 될까요?

일반 채권과는 달리 개인용 국채는 매매가 불가능하고 중도환매가 가능하긴 하지만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는 점은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중도환매는 매입 1년 이후부터 가능한데, 올해 6월물을 청약 받게 되면 내년 7월부터 환매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매월 중도환매가 가능한 한도 내에서 선착순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하는 때 해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연금상품과는 달리 개인용 국채로는 담보대출을 받거나 질권설정을 할 수 없다. 중간에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Q. 물가가 더 많이 오르면 어쩌죠?

일반 채권처럼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물가상승률을 따라 잡는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 채권의 경우 향후 금리 인하기에 채권 가격의 상승에 따라 매매차익을 낼 수 있지만 개인용 국채는 불가능하다.
   
10~20년간 내 국채가 잠자는 사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자산가격이 크게 오른다면 상대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채권 투자라고 볼 수 없다"거나 "20년간 S&P500 지수만 추종해도 비슷한 수익률을 낼 수 있겠다"는 식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20년물의 경우 세후 연평균 수익률이 4.6% 정도로 예·적금보다는 우수하다"면서도 "매매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융투자상품이라고 보긴 어렵다. 웬만하면 만기까지 보유할 예·적금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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