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1호선 경산 연장 구간의 역명을 두고 대구시와 경산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올 연말 개통 예정인 지하철 1호선 경산 연장 구간의 역 이름이 지나치게 길어 시민들이 불편을 느낀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경산시가 시정 조정위원회를 거쳐 확정한 '부호경일대호산대역'과 '하양대구가톨릭대역'라는 역명이 8자에 달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7일 열린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경산 하양 연장 구간에 신설된 역명이 너무 길어 혼란이 많다"며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경산시와 긴밀히 협의해 역명을 단순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경산시를 상대로 역명 변경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현재 역명을 줄여서 부호역과 하양역으로 단순화시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역명 변경이 어렵다면 줄인 역명을 함께 표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대구교통공사도 "한 역에 3개 지명이 표기된 예는 없고 현재 도입돼 사용 중인 지하철 행선 표시기에는 7자가 넘으면 표시되지 않는다"며 역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민 혼선을 막기 위해서도 지나치게 긴 역명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경산시와 역명 단축을 협의해 연말 개통 전에 변경하도록 하겠다며 경산시를 설득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산시가 이를 거부하면 역사 관리권이 있는 대구교통공사가 직권으로 역명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역명을 정하기 위해 시민 공모 절차를 거쳤고 시정 조정위원회 의결로 결정한 것을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산시는 시민 의견으로 결정된 역명이고, 개통을 앞두고 상당한 예산을 들여 역명 간판까지 모두 설치했기 때문에 이제와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시민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역명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대학 도시라는 경산의 상징성을 살리자는 시민들의 뜻에 따라 정한 것이었다"며 "원칙적으로 한 번 정한 역명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을 대구시에 전했지만, 광역 교통망 구축 등 함께해야 할 사업들이 많은 대구시와 이 문제로 엇박자를 낼 수는 없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