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女 개천변서 추락해 사지마비…법원 "지자체가 3억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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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여성이 개천변에서 추락해 사지가 마비된 사건과 관련해 지자체가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경훈)는 A씨가 경주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경주시가 A씨에게 3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8년 10월 늦은 밤 시외버스정류장에 간 70대 A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방향을 잘못 잡아 화장살 뒤편으로 나왔다.

조명이 거의 없었던 탓에 화장실 뒤편은 어두컴컴했고 A씨는 바로 옆 경사로, 즉 축대를 보지 못하고 2m 아래 개천변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사지가 마비됐다.

당초 A씨는 토지 소유자인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이후 A씨는 공단의 도움을 받아 경주시를 상대로 새롭게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다. 공단은 사고가 난 장소에 개천복개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주시가 이미 추락의 위험성 등을 알고 공사를 진행 중이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해당 구간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기 때문.

공단은 경주시가 공사를 계획대로 신속히 진행했거나, 공사가 중단된 뒤 펜스 설치 등 임시 조치를 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주시는 사고 장소가 개인 사유지라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축대는 경주시가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거나 사실상 관리하는 물건으로 국가배상법상 영조물에 해당한다. 경주시가 화장실 주변의 개천을 복개해 추락 위험성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A씨의 부주의에 의해 사고가 난 점도 있다고 보고 배상책임의 범위를 30%만 인정했다.

경주시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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