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독교 주요 교단들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기쁜소식선교회 소속 인천의 한 교회에서 함께 살던 여고생을 2개월간 학대해 숨지게 한 50대 여성 신도에게 검찰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정희선 부장검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경찰에서 송치된 이 교회 신도 A(55·여)씨의 죄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해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함께 생활하던 여고생 B(18)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하고, 생명이 위독해진 상황에서도 그대로 방치하는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아동학대살해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훨씬 높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오후 8시쯤 "B양이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고,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온몸에 멍이 든 채 교회 내부 방에 쓰러져 있던 B양은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결박된 흔적도 보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양의 신체를 결박하는 등 학대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해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확보한 증거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A씨의 학대 행위로 B양이 숨졌다고 판단했다.
교회 측은 사건 발생 직후 B양 어머니가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3월부터 딸을 지인인 A씨에게 맡기면서 교회에서 함께 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숨진 B양은 이 교회 교단이 운영하는 합창단의 단원으로 지내면서 지난해 정기공연 무대에 서는 등 이미 예전부터 교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합창단장 C(52·여)씨와 단원 D(41·여)씨도 공범이라고 판단, 이들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치사죄로 구속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송치된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피고인과 공범들이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와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